신숙주의 유언. Le monde

《반일 종족주의》(反日 種族主義)라는 비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일본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는 것은 타당하고, 분명한 역사적 이유를 가진다.  16세기에 시작한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부상은 한국에게 큰 시련과 고통을 안긴 것이 사실이다.

일본이 부상하기 전인 15세기 후반에 신숙주는 일본에 대해 경계할 것을 경고했다. 1471년의 《해동제국기》(海東諸國紀)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습성은 굳세고 사나우며 칼과 창을 잘 쓰고 배의 조정에도 능숙하다. 우리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고 있는데, 그들을 달래는데 그 도를 얻으면 조빙(제후가 내조하여 알현함)의 예를 갖추지만, 그 도를 잃어버리면 함부로 노략질을 한다.” 1)

하지만 일본인의 혐한과 한국인의 반일이 한일관계를 지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면서도 마음의 다른 한 편에는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이상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그 이상의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은 가령, 1963년 엘리제 조약 이후의 독불관계이다. 

신숙주가 세상을 떠날 때 성종에게 남긴 말은 “원컨대 우리나라는 일본과 화친을 잃으면 안 됩니다.”였다고 한다.

1) 오카모토 다카시,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소와당, 2009.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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