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의 우리도 일본의 군주를 천황이라 불러야 하는지 아니면 일왕이라 해야 하는지 문제가 된다.
실학파 이익의 시대에도 유사한 문제가 존재했다. 도쿠가와 막부의 실력자 정이대장군(대군,쇼군)을 어떻게 대접하고,불러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도쿠가와 정권이 사용한 "대군"이란 칭호가 문제였다. 조선의 관점에서 대군은 '신하'에 해당하는 직명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현실적으로 대군은 일본의 실질적 통치자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본의 정이대장군을 국왕으로 간주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이익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관백은 동쪽 끝에 있으며 국왕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그 칭호는 정이대장군이다. 일본의 천황이 권력을 잃어버린지 아직 600, 700년이 지났을 뿐이며, 게다가 일본인이 모두 그것 (관백의 통치-역자)을 바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점차 충의지사가 나타나, “명분을 바로잡고 언어를 순화하니", 언젠가는 반드시 힘을 얻을 것이다. 만약 이인과 연계하여 천황을 옹립하여 제후에 호령시킨다면 대의를 밝힐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일본 66주의 태수 중에 응하는 자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사태에 이른다면, 상대 쪽의 원수는 황 皇이고, 이쪽은 왕(王)이 되니, 도대체 어떻게 대하면 좋겠는가...... 당시의 중신은 눈앞의 일만을 매만질 뿐으로, 장래까지 깊이 생각하는 지혜가 없고, 게다가 관백이 국왕이 아님을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되고 말았다. 정말로 유감이 아닌가.
<<성호사설유선>>
출처-
오카모토 다카시,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소와당, 2009. 80-81.
- 메이지 유신 이후, 이익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대군이 통치하던 나라의 수장이 '천황'이 되었고, '국왕'이 다스리는 조선은 이에 당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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