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의 경고...


2007년 10월 22일 미국 국무부에서 당시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 주최로,
데탕트 시대의 미소관계: 1969-1976 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있었다.
이 토론회에는 헨리 키신저(국무장관)와 제임스 슐레진저(당시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하버드 대학 동문이며, 유대계 미국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데탕트 정책을 두고 의견대립을 했다. 특히 포드 정부에서 슐레진저는 데탕트 비판의 선두에 나섰다.
토론회 시작과 함께, 라이스 장관이 인사말을 했다.
라이스는 선배 장관인 키신저에게 국무부에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음 인사말이 흥미로웠다. "국무부 관료들이 당신을 정말로 그리워합니다. 헨리. 그들이 내게 그렇게 말하더군요." (일동 웃음)
외교의 달인 헨리 키신저의 외교적 성과의 배경에는 비밀외교가 있었다. 비밀외교는 닉슨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을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의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이 담당한다는 것이었다. 외교 담당 실무 부처의 수장인 로저스 국무장관과 국무부는 중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를 당했다.
비밀외교의 실천은 헨리 키신저의 정치사상과 관련이 있다. 그는 정치가의 창의성을 강조했고, 창의성의 적이 관료주의라고 믿었다. 1970년 8월 키신저는 "현대국가의 악몽은 거대한 관료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즉 미국 국무부 관료는 데탕트 외교의 동반자라기 보다는 적이라는 주장이었다.
키신저의 외교론은 창의적 외교(소련과의 데탕트,중국 개방,베트남 종전협상)를 백악관의 몫으로, 나머지 외교 잡무를 기계적으로 영혼없이 처리하는 것이 국무부의 몫임을 주장한다.
라이스의 농담은 바로 이같은 국무부 관료에 대한 헨리 키신저의 반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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