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1년 전만에도, 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은 한국 보수정치의 중심이었다. 2016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는 기정 사실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4월 14일 현재, 새누리당은 여러 개로 분열했다. 홍준표의 자유한국당, 유승민과 김무성의 바른정당, 조원진의 신 새누리당, 이재오의 늘푸른한국당 등...
한국정치사에서 가장 요란한 레임덕이 되고만 박근혜 정치의 결과물이다.
17년 4월 13일의 250억 빌린 한국당, '洪지지율'에 돈 걱정 공론화 라는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대통령선거를 위해서 자유한국당이 25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홍준표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만약 홍준표가 선거비용의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15% 득표를 받지 못하면,
자유한국당이 파산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13일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8.1%)
홍준표의 15% 득표는 아직 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의 결과로, 만약 한국당이 파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보수정치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당의 일부 친박이 조원진의 신 새누리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 태극기 세력의 신 새누리당이 바른정당 정도의 정치적 위상을 가지게 될수도 있다.
이는 보수정치의 3분지계가 될 수 있는가? 한국당,바른정당,신 새누리당이 보수정치의 주도권을 두고 분열하여, 합종연횡하는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점 말이다.
만약 한국정치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같은 정치적 현실주의자가 있었다면, 그는 어떤 정치공학을 구상할 수 있었을까?
가령, 미테랑은 극우파를 증오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린 르펜의 극우파가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80년대 프랑스에서 미테랑은 극우파라는 괴물을 키워주었고, 이는 우파를 분열시켜서, 경쟁세력인 중도 우파를 약화시키기 위한 정치공학적 목표를 가진 것이었다.
17년 프랑스 정치구도에서 미테랑의 정치공학이 유감스러운 것은, 중도 우파를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키워준 극우파라는 괴물의 딸인 마린 르펜이 오랫동안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는 점일 것이다. 21세기 미테랑이라면, 극우파를 견제하기 위해서, 중도 우파를 키워줘야 할 판이지만, 현재 집권 사회당의 힘은 매우 약화된 상황이다.
박근혜 탄핵사태로 인한 한국 보수정치의 3분이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의 총선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에 소개된 한 인사의 전망은 다음과 같았다.
"박근혜가 친박과 TK(대구·경북)를 정치적 인질로 삼아 계속 보수 진영을 분열시켜 주면 그야말로 꽃놀이패”라고 했다. 자칫 박근혜는 진보 진영의 ‘마리오네트’(실로 조종하는 인형)가 될지 모른다.“
한국의 미테랑이라면, 박근혜와 조원진의 신 새누리당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정치적 세력균형의 논리에 따르면, 상대 세력에 대한 정치적 감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호불호와는 무관한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세력균형의 관심사이다. 세력균형은 특정 세력이 패권을 차지하는 것을 막아서,경쟁 세력이 분열에 기초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혐오하는 세력이라 할지라도, 세력균형의 논리에 따르면, 필요시에 지원을 할 수가 있다. 이는 경쟁세력의 분열을 유지하여, 그 분열된 힘의 상태로부터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정치공학적 동기를 가진 것이다.
한국 보수정치의 정계개편을 이데올로기 혹은 감정이 아니라,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력균형의 논리는, 반공투사 리처드 닉슨이 공산주의 괴물 모택동과 춤도 추게 만든다.
조원진의 신 새누리당은 좌파세력 척결을 정치적 목적으로 열심히 정치운동을 할 것이지만,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과적인 우파정치의 분열이 정치공학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데 기여할수도 있고,
그런 이상, 신 새누리당에 대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사고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괴물과의 동거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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