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편지-1513년 12월 10일 Le monde

마키아벨리,"이탈리아는 위기다!"

다음 편지는 마키아벨리가 로마 주재 피렌체 대사 프란체스코 베트리에게 보낸 것이다. 군주론 집필 소식을 알리고 있다.


……나는 시골집에 있네……. 여기서 나는 해가 뜨면 일어나 숲으로 가네. 그곳에서 나무를 벌채시키고 있기 때문이지.
숲에서는 두어 시간 머물러 있네. 그때까지의 작업을 다시 검토하기도 하고. 일꾼들과 함께 어울리곤 하면서 .말일세. 이 친구들 손도 잘 다치고, 툭하면 저희들끼리 싸우고, 이웃마을 사람들과도 곧잘 다투곤 해서 도무지 사고가 그치지 않는 인간들이거든…….
숲에서 나오면 옹달샘으로 가지. 그 샘가에 가서야 비로소 나는 내 자신의 시간을 갖게 된다네. 보통 책 한 권을 들고 가는데,단테나 페트라르카나 아니면 더 마음 편한 티블루스나 오비디우스 같은 시인들의 작품이지. 그리고 거기에 읊어져 있는 정열적인 연애라든가 시인 자신의 사랑을 읽고, 내 자신의 그것들을 떠올리면서 잠시 그런 생각을 만끽하며 보낸다네.
그런 다음 한길로 돌아서 선술집으로 가네. 거기서는 나그네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그들 나라의 새로운 사건에 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곤 하면서 말일세. 그러면 사람들의 취향의 차이랄지, 생각의 차이 같은 것을 알 수가 있다네.
그렁저렁하다가 식사 시간이 되면,집에 가서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이 가난한 산장과 보잘것없는 재산이 허용해 주는 식사를 들지.
식사가 끝나면 다시 선술집으로 돌아가네. 이 시간의 선술집 단골들은 푸줏간 주인과 밀가루 장수와 두 사람의 벽돌공인데, 이 친구들과 나는 그날이 끝날 때까지 크리커나 트릭 트랙 놀이를 하면서 불한당이 되어 보낸다네. 카드와 주사위가 난무하는 동안 무수한 다툼이 벌어지고,욕설과 폭언이 터져나오고, 생각할 수 있는 별의별 짓궂은 짓이 다 자행되지.
거의 매번 돈을 걸기 때문에, 우리가 질러대는 야만스런 목소리가 산 카시아노 마을에까지 들릴 정도라네. 이렇게 해서 나는 나의 뇌에 눌어 붙은 곰팡이를 긁어내고, 나를 향한 운명의 장난에 분노를 터뜨리는 것 일세. 이처럼 내 자신을 짓밟는 것은, 운명의 신이 나를 괴롭히는 것을 아직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서라네.
밤이 되면 집에 돌아가서 서재에 들어가는데, 들어가기 전에 흙같은 것으로 더러워진 평상복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네.
예절을 갖춘 복장으로 몸을 정제한 다음, 옛 사람들이 있는 옛 궁전에 입궐하지.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친절한 영접을 받고, 그 음식물, 나만을 위한, 그것을 위해서 나의 삶을 점지받은 음식물을 먹는다네. 그곳에서 나는 부끄럼 없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행위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곤 하지, 그들도 인간다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대답해 준다네.
그렇게 보내는 네 시간 동안 나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네. 모든 고뇌를 잊고,가난도 두렵지 않게 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게 되고 말일세. 그들의 세계에 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겠지. 
단테의 시구는 아니지만, 들은 것도 생각하고 종합하여 정리하지 않는 한 과학이 되지 않는 것이니,나도 그들과의 대화를 군주론이라는 제목의 소논문으로 정리해 보기로 했네. 거기서 나는 가능한 데까지 이 주제를 추구하고 분석해 볼 참이네.
군주국이란 무엇인가? 어떤 종류가 있는가? 어떻게 하면 획득할 수 있는가?어떻게 하면 보전할 수 있는가? 왜 상실하는가?
만일 자네가 지금까지 내 공상의 소산이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이것만은 마음에 안 들 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군주들에게, 특히 신흥 군주들에게는 받아들여진 것임에 틀림없을 줄 알고 있네.

-마키아벨리
1513년 12월 10일 

출처-
시오노 나나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한길사,2001.pp.334-336.




덧글

  • 키키 2016/05/09 11:15 # 답글

    마키아벨리 이미지가 사악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어두운 골방에서 낄낄 웃으며 악마같은 논리를 전개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있는데.. 역시 사실은 이와 다르군요 ㅎㅎ
  • 파리13구 2016/05/09 11:18 #

    친구 베트리와 교환한 편지들을 보면,

    왜 시오노 나나미가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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