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벌린,"인간은 의자와 어떻게 다른가?" Le m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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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카의 <<역사를 무엇인가>>를 읽다보면, 이사야 벌린이 자주 언급된다. 비판적인 의미에서 말이다.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이사야 벌린의 "역사적 불가피성"이란 글에 대한 반론의 차원도 있다고 한다.

카와 벌린 논쟁의 쟁점은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논쟁의 배후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사상의 적자인 카는 이성의 힘을 믿었고, 이성의 힘을 통해 역사를 과학으로 만들고 싶었고, 역사를 과학으로 만드는 방법이란 바로 역사의 법칙화 혹은 결정론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는 과학적 역사학을 주장했다.

카의 이론적 전제는 자연과학적 세계관 법칙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이었다. 계몽주의 시대의 자연과학적 세계관이 역사적 문화적 삶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도 자연적 대상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다.

자연과학적 법칙을 인간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믿음이 카의 결정론의 전제가 되었다면, 이에 대한 이사야 벌린의 비판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 인간은 자연적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적 대상과 같은 취급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사야 벌린에 따르면, 이성주의,과학주의 그리고 결정론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사람들을 결정론에 매달리게 만드는 동기 중에는 이성을 애호하는 사람인 이상 과학적 방법을 부인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과학적 방법이란 곧 결정론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섞여 있는 것 같다."

인간과 자연을 똑같이 취급하는 관점에 대해서 이사야 벌린은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거기에서는 “인간은 자연적 대상과 똑같이 취급받아서는 아니 된다는 믿음과 인간은 실제로 자연적 대상이 아니라는 믿음을” 혼동 하는 것은 일종의 미신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가령 내가 사람들을 자연적 대상과 똑같이”는 취급하지 않을 때에,그들과 자연적 대상은 몇 가지 특징적 측면에서—즉 그들로 하여금 사람이게 하는 그러한 측면들에서 一다르다는 믿음,또는 그들을 대상으로서 다시 말하여 오직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다루지는 말아야 한다는 도덕적 확신이 사람과 자연적 대상은 다르다는 사실에 바탕을 둔다는 믿음, 또는 사람들을 자기 멋대로 조종하고 강압하고 세뇌하는 등의 행동이 잘못이라고 내가 간주하는 것은 사람과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등등의 믿음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연유로 나는 그들을 자연적 대상과 똑같게는 취급하지 않는 것일까? 누군가 내게 저것을 의자로 취급하지 말라고 한다면,문제되는 그 대상은 보통 의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어떤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든지, 나에게 또는 다른 누구에게 그것이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여느 의자와는 다르기 때문이든지,경우에 따라서 간과될 수도 있겠고 부인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어떤 사실에 입각한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一동물,식물, 물건 등등一자연적 대상과 그 어떤 속성들을 공유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속성들 위에 그리고 밖에 위치하는 다른 속성들을 또한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 차이 자체를 자연적이라 일컬어야 할지 말자는 별개의 문제이다),인간을 동물이나 물건처럼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도덕적 명령은 일체의 합리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사야 벌린,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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