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카, 현실주의자인가, 이상주의자인가? Le monde

"E.H. 카는 대독 유화론자 였다!"


E.H.카와 영국 현실주의...

1939년 여름에 완성된 E.H.카의 <<20년의 위기>>를 읽다보면, 

이 책이 당시를 풍미했던 이상주의 풍조의 해악에 대한 하나의 해독제처럼 보이고, 이상주의 국제정치학에 대한 일종의 사형선고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 국제정치학의 역사에서 카는 그야말로 이방인이다. 한 평자에 따르면, 카는 전형적인 고독한 십자군이었고, 산초 판자의 보좌 조차도 받지 못할 정도로 고독한 '돈키호테'였다.

그 결과, 제2차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실제로 끝장난 것은 이상주의가 아니라 카의 현실주의였다. 전후 영국 국제정치 사상가들은 현실주의에 등을 돌렸고, E. H. Carr에 대해서 그러했다.


참고-

Ian Hall, Power Politics and Appeasement: Political Realism in British InternationalThought, c. 1935–1955.


E.H.카가 흥미로운 부분은 카가 국제정치학에서 이상주의에 대한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것이다. 즉 카의 20년의 위기는 국제관계에서의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의 휴머니즘에 대한 정면 공격이었다.

그런데, E.H.카가 80년대 한국에서 수용된 방식이 흥미롭다. 영화 변호인을 보면,  E.H.카가 저술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불온서적이라는 주장이 억지라는 반박이 나온다. 실제로 80년대 한국의 많은 진보 지식인이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의 '제5장 진보로서의 역사'를 읽고, 진보에 대한 확신과 이론적 위안을 얻었다. 역사철학 분야에서 카가 이상주의적 방식으로 해석되어 소비되었다는 것이다.

영화 변호인을 보면, 부림사건을 재현하면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검사가 책의 내용이 불온하다고 주장한다. 카가 소련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이 책은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옹호하기 위한 책이라는 검사의 주장이었다.

극중 송변호사의 반박은 다음과 같았다.

"에드워드 카(E.H.Carr)는 6.25때 우릴 위해 참전한 우방 영국의 외교관이었습니다." 

"소련에는 영국 대사로 파견나갔던겁니다."

"역사는 무엇인가라는 책이 공산주의 사상을 옹호하는 책이 아님을 밝힌다. 아울러 한국 독자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 영국 외교부" 

"이 학생들 빨갱이 만들라고 인자는 6.25때 참전한 영국 외교부도 빨갱이라 우길겁니까!"

[영화 변호인 중에서...]

이는 카에게 내재된 일종의 분열증을 보여주는 것인가? 즉 국제정치에서는 현실주의지만, 역사철학에서는 이상주의자? 그가 바로 E.H 카 였단 말인가?

20년의 위기의 카와 역사란 무엇인가의 카가 다른 카였다는 것인가?

E.H.카...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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