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에 국정 국사교과서에 목을 매는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삼성그룹의 역사시험 문제?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결정하면서, 새 국정교과서를 "국민들이 알기 쉽게 저희는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역사교육의 국정화에 대해 반대한 진영이 이를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새 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부르는 것은 과도한 프레임 전략이 아닐까? 새누리당은 자신이 올바르다고 주장하고, 야권은 자신이 올바르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라는 프레임은 "닥치고 새누리당과 정부가 하는 것이 옳다"라는 만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역사교육의 좌편향을 문제삼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만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우편향될 위험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편향된 역사교과서 논란은 국민통합이 아닌 국민분열이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김무성에 따르면, 역사학계를 진보좌파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사학자의 90%는 좌파라는 것이다."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는 주장의 매카시즘의 성격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미디어 역사의 역설적 성격에 대한 성찰을 해볼 필요가 있다. 좋다. 국회의 결정이라는 까다로운 절차없이 교육부 장관의 고시만으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결정가능하다. 즉 법적 절차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목표한 바대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국민들에게 우파들의 역사관을 알기 쉽게 주입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와 관련하여 미디어의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새로운 세대가 올바른 우파 역사관을 가지는 것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가? 

움베르토 에코는 <무엇 때문에 텔레비전에 목을 매는가> 라는 글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해치는가, 열린책들,2009] 다음과 같은 미디어 역사에서의 역설을 지적했다.

미디어, 가령 텔레비전을 장악한 자가 국민의 정신 특히 자라내는 세대의 정신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와 관련된 이탈리아 역사의 역설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기민당의 우파 정권의 텔레비전을 보고자란 세대가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68세대가 되었고, 공산당 세력이 주도하는 텔레비전을 보고자란 세대가 움베르토 보시가 주도하는 극우파 북부동맹 지지세력이 되었다는 점이다. 즉 우파의 텔레비전을 보고 자란 세대가 극좌가 되었고, 극좌가 장악한 미디어를 보고 자란 세대가 극우의 지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에코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 "그리고는 깜짝 놀라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매체의 소유를 위해 수많은 싸움이 벌어졌는가 자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릴 것이다. 우리 시대 사람들은 매스 미디어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였노라고..."

우파에게 잃어버린 10년이라 할 수 있는 민주정부 10년동안, 민주정부도 자라나는 새로운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주입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국사교육과 관련해서, 1974년부터 국정체제로 운영되어온 국사 교과서 정책을  2002년 현대사 부분부터 검인정 체제로 바꾸기로 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일베이다. 일베는 누구일까? 일베 세대의 역설은 누구인가? 일베 회원들은 대부분 1997~2007년 민주정부 10년 동안에 학창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 역설의 핵심이란, 좌파 정권하에서 90%의 역사학자가 좌파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국사교과서를 보고 자란 세대 중 일부가 일베가 되었다는 것이다. 

교육을 장악한 자가 미래를 장악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 정부는 교육정책을 통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세대를 육성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한국 교육사의 역설은 무엇일까? 움베르토 에코가 지적한 식으로 표현하자면, 전두환 군사정권 치하의 독재,반공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가 한국사에서 가장 전투적인 386세대였다면, 민주정부 10년동안의 민주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 중 일부가 일베가 된 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우리에게도 다음 결론이 가능할까?

"그리고는 깜짝 놀라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교육의 장악를 위해 수많은 싸움이 벌어졌는가 자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릴 것이다. 우리 시대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였노라고..." 

결론적으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만든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우파들이 원하는 우파사관으로 무장된 신세대 탄생으로 귀결될지는 지켜볼 일이란 것이다.  

김무성이 비판하는 사람들, 즉 90% 이상이 좌파로 가득찬 현재의 역사학자들의 주류는 학창 시절 무엇으로 역사를 배웠는지 반문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들 중 다수는 군사정권이 발행한 국정 교과서로 역사를 배웠지만, 90%이상이 좌파가 되었다. 

우파가 만든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배운 세대가 새로운 좌파 역사세대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덧글

  • Cicero 2015/10/12 13:44 # 답글

    좌파는 방어보다는 공격에 능하다는 얘기가 문득 생각납니다.
  • 파리13구 2015/10/12 13:49 #

    위기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전면전 보다는 게릴라전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
  • 역성혁명 2015/10/12 14:27 # 답글

    국민들의 혼란을 잡겠답시고, 도리어 국민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국정교과서가 아닐수 없습니다.
  • 파리13구 2015/10/12 14:33 #

    좌파의 관점에서는 국민들을 값싸게 세뇌시키기 위한 국민을 분열시키는 왜곡된 역사교과서가 되지 않을까요? ㅠㅠ
  • 레이오트 2015/10/12 14:40 # 답글

    이 말대로라면 좌파적인 역사교과서로 공부한 세대는 극렬한 우파가 된다는 건가요?
  • 파리13구 2015/10/12 14:42 #

    차라리,

    우파 교과서가 우파 역사인식으로 무장한 시민을 자동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지니 2015/10/12 15:35 # 삭제 답글

    좌파교과서 도 좌파역사인식으로 무장한 시민을 자동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군요?
  • snowflake 2015/10/12 15:55 # 답글

    동감합니다. 계속 드는 생각이었어요.

    만약 교육으로 비판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그 '사회통합'이 이뤄질수 있겠지만 단순히 역사교과서 하나만으로 그렇게 만드는게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음모론적이지만) 더 교묘한 작전이 있을 순 있겠죠. 지난 독재경험에 비추어볼 때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다던가...

  • 파리13구 2015/10/12 16:02 #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교과서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시민의 비판적 역사관 교육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어떤 편향에 맞서도, 역사적 진리란 무엇인가는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 시민을 교육해야 하는 역사교육의 목표가 있다는 것입니다.
  • 노무현의 자주지향 2015/10/12 17:10 # 답글

    건국전후의 반동과 학살을 가리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친일과 독재의 문제로 논점을 회피하는 쪽도 불순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코로로 2015/10/12 17:36 # 답글

    예리한 지적이네요
  • 2015/10/12 18:0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그레이오거 2015/10/12 18:35 # 답글

    훌륭한 포스팅에 감동먹고 갑니다. 누르면 튀어나오기 마련이지요.

    무엇보다 역사를 시험을 통해 점수로 뽑아낼 수 있다는 당연한 생각이 더 무섭습니다. 더불어 2015년 후반임에도 여당 대표가 메카시즘 뿌려대는 모습도요.
  • 파리13구 2015/10/12 18:37 #

    감사합니다. ^^
  • 물감 2015/10/12 19:03 # 삭제 답글

    역사 앞에다 '올바른'을 붙이는 것 자체가 오만하고 천박한거죠 ㅋㅋ
    교과서 자체도 문제이긴 한데,-교육문제라면 훨씬 중대하고 시급한 것들 천지인데
    이것을 걸고 넘어진 것은-이 국정화 찬반 이슈를 총선, 대선으로 가져가는 것이
    저들의 주 목적인 게 더욱 큰일입니다. 이걸로 국민 분열시키고,
    국정화 반대=종북 등식만 성립되면 선거는 필승이니까요.
    역사고 뭐고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저열함이 역겨울 뿐입니다.
  • 파리13구 2015/10/12 19:21 #

    네, 자기 것 앞에 올바른을 붙이면, 뭔가 올바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유치할 따름입니다..ㅠㅠ
  • asdf 2015/10/12 20:05 # 삭제 답글

    일본 쪽에서 니네 다시 국정으로 돌아가는 주제에 우리 검정 교과서 깔 자격이나 있냐고 트집잡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던데 이거 어쩔려고 저러는지 모르겠음 아무리 봐도 무리수인데
  • 함월 2015/10/12 20:14 # 답글

    저로서는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 30년 동안 과몰입한 영향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ㅡ_ㅡ

    어쨌든 역사교과서를 이렇게 확고히 '정치화' 시켜버렸으니 이제는 정권교체 할 때 마다 장관 갈듯이 교과서가 바뀌겠군요. 물론 일본에 할 말 따위는 없는거고...

    특히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니까 교과서를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말은 역사학계와 역사 교과서를 분리해야 한다는 엄청난 의견이네요(···)
  • 파리13구 2015/10/12 22:52 #

    역사교과서가 정권의 전리품 취급을 당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는지 묻고싶습니다. ㅠㅠ
  • 2015/10/13 00: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혜성같은 얼음의신 2015/10/13 00:10 # 답글

    문제는 민족주의와 프로파간다가 아닌가 싶어요. 좌던 우던 간에요.
  • 유치찬란 2015/10/13 04:26 # 삭제 답글

    본래 국정교과서 라는거 자체가 미친소리이긴 한데, 사실 현재 국사 교과서들이 각각이 편향성이 너무 극단적으로 심한문제는 있어요. 서로 편찬위원들이 죄다 극단적인 인원들이라 그런데... (이정도의 극단적 상호 편향성은)이게 청소년들 수준에서 문제를 일으킬 여지는 크다고 봅니다.
    특히 각 대통령에 대한 평가내용은 아예 반대 수준이라 시험에 내지도 못해요...
    이도저도 아니면 근현대사 이전까지 부분은 각 교과서들이 알아서 하더라도, 근현대사 파트는 아예 사관 배제하고 역사적 사실만 딱딱 때려넣는게 낫겠더라고요. 역사에서 사관이 중요한 건 이해히지만, 현재 교과서들은 양쪽다 사관이 아니라 프로파간다 수준이에요. 새누리당에서 저지랄하는게 이해가 될 정도니... 그 논란의 금성교과서 근현대사만 해도 이정도가 아니었는데....
  • 零丁洋 2015/10/13 20:24 # 답글

    그냥 아무것이나 배워도 상관없다? 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달성할 수도 있고 민주주의가 독재로 귀결될 수도 있기에 독재를 해도되고 찬탈을 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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