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극우파 마린 르펜의 집권 가능성은?" Le monde

그리스 사태를 바라보는 푸틴의 관점은?



나는 얼마전까지 프랑스에서 마린 르펜의 대통령 집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암울한 전망은 정말 소설감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이와 유사한 우울한 프랑스 정치사의 전망을 담고 있는 소설이 있다. 이런 정치적 혼란이 가능할까?

최근에 미셸 우엘벡이 출간한 <<굴종 Submission>>은 가까운 장래에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출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고- 소설의 배경은 2022년 프랑스 대선이다. 1차 투표에서 양대 정당인 집권 사회당과 대중운동연합(UMP)이 패배하고 대신 극우성향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가상 정당인 ‘이슬람형제단’ 무함마드 벤 아베스가 결선투표에 진출한다. “극우정권이 출범해선 안 된다”는 위기감에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아베스에게 몰표를 던지면서 프랑스 사상 초유의 이슬람 정권이 탄생한다.]

하지만, 최근 유럽 소식을 보면, 소설의 우울한 전망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동의 유럽 건설이라는 이상이 점점 그 구심력을 상실하고 있다. 마치 유럽이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제국건설 딜레마와 유사한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 즉 기원전 5세기 아테네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유럽연합이라는 21세기판 제국도  헤게모니아 ( hegemonia -정통성있는 지도력)를 상실하고 점점 아르케( arkhe-통제)에 의존하게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아테네의 아르케가 무력에 의존했다면, 유럽 제국의 아르케는 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르바우 Richard Ned Lebow 에 따르면,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국제관계를 헤게모니아 ( hegemonia -정통성있는 지도력)와 아르케( arkhe-통제)를 구별하면서 이해하려고 했고, 국가의 물질적 능력만큼이나 이데올로기도 중시했다고 한다. 

그의 전쟁사는 펠레폰네소스 전쟁 기간중에 아테네의 헤게모니가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를 추적하고 있고, 정의와 국익을 조화시키려는 관심이 퇴조하면서 이것이 아테네 권위의 침식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점점 제국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들었고, 재앙적인 시켈리아 원정을 추진하게 만들었다. 

현재의 유럽에서 진행 중인 그렉시트는 21세기 유럽판 시켈리아 원정이 될 것인가?

아테네의 페리클레스는 장례식 추도사에서 다음을 주장했다 :


<<다만 어떠한 생활태도가 우리를 오늘로 인도하고,어떠한 정체와 정책이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대제국을 이루게 했는지 이러한 점들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 우리에게 패한 적도 우리에게만은 한을 품지 않으며,따르는 속국도 우리 이외에는 그 권력에 적합한 맹주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그 힘을 보여준 우리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미래의 사람들에게도 경탄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

이 장례식 추도사라는 관점에서 볼때, 심지어 오늘의 유럽연합은 고대 아테네에 비해서 2가지를 결여하고 있다. 

첫째, 그리스는 더 이상 유럽 이외에는 그 권력에 적합한 맹주가 없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 진영으로의 편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유럽은 더이상 경탄의 대상이 아니다. 특히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 그리스 국민들에게는 그런 듯 하다.


이렇게 바로 어제까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고 믿었던 유럽연합이 그리스 재정위기라는 복병을 만나자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가장 비관적 전망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도미노 붕괴현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유럽연합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이 검증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프랑스 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 경우, 프랑스 정치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관성을 가지고 유럽을 비판하고, 유럽으로부터 프랑스 국가의 주권을 되찾자고 주장해온 마린 르펜에게 유리한 정치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최소한으로 봐도, 마린 르펜이 선견지명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반론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프랑스가 유럽이라는 이상에서 멀어질수록, 마린 르펜의 정치적 기회는 상승한다는 공식을 제기할 수 있다.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 반대 결과에 대한 마린 르펜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이는 유럽연합의 과두정에 대한 그리스 민중의 승리이다!"

-마린 르펜

프랑스 극우파 국민전선 당수


민주주의의 요람 그리스가 러시아의 영향권하에 포섭될 가능서이 제기되는 마당에,

프랑스 정치에서 마린 르펜의 집권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만약 프랑스에서 마린 르펜이 집권하고, 그리스라는 교두보를 확보한 러시아의 푸틴이 발칸반도를 위협한다면,

유럽은 지난세기 초반에 경험한 제2의 암흑의 대륙이 될 수도 있다.



덧글

  • Megane 2015/07/07 19:30 # 답글

    이러다가 3차 세계대전이 현실로? ㅠㅠ 제발...안 일어나라~ 안 일어나라~
  • 2015/07/07 20:1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원조언변왕클랜 2015/07/07 21:21 # 답글

    샤리아정권보단 차라리 21세기판 무솔리니 네오파시즘 정권이 출범하는게 나을텐데말이죠
  • 설봉 2015/07/07 21:23 # 답글

    마린르펜은 흔히 강경파 비주류 세력들이 그렇듯 무언가를 반대하는 데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지만 과연 자신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 위치에 서게 되면 과연 어떨지 의문입니다. 세계화, 유럽통합, 서방진영에의 안보편입 등등 르펜이 공격하는 모든 것들은 수십 년 간 프랑스가 추구해 온 방향인데 이를 한 번에 뒤집을 매력적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 글쎄요...
  • 파리13구 2015/07/07 21:44 #

    전 유럽이 박살난다면
    가능하다고 믿고 싶습니다.
  • 역성혁명 2015/07/08 19:54 # 답글

    최근 탈 EU화, 또는 이른바 유럽각국의 자결권을 외치면서 퓨어 유럽 (순결한 유럽) 같은 환상에 많이 빠지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선택받은 잔다르크 처럼 그럴싸한 알루미늄 호일로 만든 갑옷과 칼로 난리를 치니 온 유럽의 하늘에 먹구름이 낍니다.
  • 파리13구 2015/07/09 03:59 #

    그렇습니다.
  • 계란소년 2015/07/09 00:11 # 답글

    신났구나
  • 파리13구 2015/07/09 0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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