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는 문명이 인간의 공격적이고 자기파괴적 본능을 다스릴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인간이 자연의 힘을 통제하는 법을 알아내자, 그 도움을 받아 인간은 최후의 한 사람까지, 서로를 절멸시키는데 아무런 장애도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인간은 이 점을 알고 있고, 따라서 인간의 현재의 불안, 불행 그리고 근심의 대부분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프로이트, 문명속의 불만 중에서
civilization and its discontents
1930년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 같은 것을 접하면서 문명속의 불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이 공격적이고, 자기 파괴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본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본능을 어느정도 다스리는 법을 알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에 한국의 군 내부에서 일련의 폭력 사건이 연달아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관련자의 문책을 제외하면, 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폭력적 자기 파괴본능에 대한 문명의 무기력한 대응 속에서, 고삐가 풀린 폭력은 계속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리고 이런 인식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다른 형태의 본능도 불안의 대상이 된다. 유승민의 지적처럼, "조준 사격을 하는데 사격통제 장교와 조교 9명이 아무런 제압도 하지 못하고 탄창의 실탄을 다 쏠 때까지 이들 현역 장교와 조교가 도망치기에 급급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에서 드러나는 본능이다.
물론 장교와 조교의 본능, 그들의 생존 본능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만약 군대가 발달된 문명집단이라고 한다면, 테러 상황에서 책임자가 생존 본능에 따르기 보다는 사격장 안전관리라는 자신의 책임에 다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어야 옳았던 것이 아닐까? 문명사회였다면, 생존본능과 안전관리라는 소명 하에서, 적어도 한 명 정도는 그 소명에 충실한 사람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소명의식 없이 직업에 임하는 사례가 빈번해 진 것은 지난 세월호 참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었다. 침몰의 위기 상황에서, 세월호 선원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소명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에 급급했다. 지난 세월호 참사는 선원이 된다는 것이라는 소명이 없이, 단지 몇 푼의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의 전부가 된 자들이,위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소명의식의 결여를 파랑새 증후군이란 개념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파랑새 증후군’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직무의 적성이나 비전에는 관심이 없고, 급여가 많고 현재의 일보다 조금이라도 수월해 보이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교육계에도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스승의 소명 보다는 교사가 안정된 직장이라는 이유로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한국의 문명이 인간의 폭력적 자기파괴적 본능을 관리하는데 무기력하다는 것과 직업에 대한 소명없이 급여를 받는 것이 일을하는 주된 동기가 되는 노동과 소명의 분리가 문명사회 한국의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무능한 대책과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반복되고 있고,
현재의 불안, 불행 그리고 근심의 대부분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GOP 근무에 대해서는 바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예비군 동원훈련만이라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사회 건설은 한국문명의 수준에서 불가능한 과제란 말인가? ㅠㅠ













덧글
이런걸 보면 이원복 교수가 그렇게 지적하는 한민족의 극단으로 치닫기 쉬운 민족성은 어쩌면 GENE레벨, 그러니까 하드웨어적인 결함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극복하고(규정 지키는 사람을 고지식한 사람 취급하는 문화를 없애야겠죠) 정신적 문제는 툭 터놓고 상의하고 터부시하지 않게 되면 좋겠네요. 나약해서 그런거다식의 정신력 극복논리... 좀 퇴출되었으면 합니다
정치권은 지금보면 그냥 이성이 없이 본능에 충실한 강장동물이나 단세포동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그냥 울컥 하네요.
예를 들어 이번 건은 예비군 일부에게 임무를 부여, 사격중인 예비군의 통제를 강제로라도 맡기거나 정 조교가 부족하면 6+6+6 이런 식으로 조교가 관리 중인 사로만 탄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향토사단에 병력이 추가배정될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사격을 지나치게 끌면 다른 훈련을 못하니까, 예비군이 소집된 상황이면 군법적용을 받고 그들의 직속상관이 지휘관인 만큼 전자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문제해결이 귀찮으니까 또 엄한 만화 탓, 게임 탓을 하지 않습니까.
여당도 야당도 그밥에 그나물, 지배계층이 확 바뀌기 전까지는 시스템의 변화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