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착한 사람이 좋은 정책을 만드는가? Le monde

[키신저]
[선과악]
[정책]

good man/ good policy
bad man/ bad policy

물론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면서,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선악관에도 한계는 있다. 특히 선악관을 정치의 문제에 적용할 때 그렇다.

좋은 사람이 좋은 정책을 만든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좋은 사람이 나쁜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  가령, 제2차세계대전 전야의 영국 네빌 체임벌린의 유화정책은 평화를 간절히 원하던, 좋은 의도를 가진 좋은 정치인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체임벌인의 유화정책은 아돌프 히틀러라는 암초를 만나서 좌초하게 되었고, 이것이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재앙으로 귀결되었다는 점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좋은 의도가 좋은 정책을 보장하지 않는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착한 사람이 좋은 정책을 만든다는 우리의 간절한 믿음에 대한 반면교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쁜 놈이 좋은 정책을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좋은 놈이라도 나쁜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나와 내가 속한 편의 좋은 의도만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의도가 좋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도 좋은 것이라 주장하는 것은 오만일 수도 있다. 

선과 악의 관점으로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의 바로 한계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이상의 관점을 가지는 것은 키신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키신저는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이고, 핵무기 시대에 평화야말로 도덕적인 정언명령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조지 캐넌식의 봉쇄정책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데탕트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  또한 19세기초의 유럽 빈체제를 공부하면서, 평화를 위해서는 국제관계에서의 안정과 질서의 적극적 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즉 키신저의 외교정책은 이러한 평화라는 하나의 이상을 위한 것이었고, 이런 면에서 그는 도덕적이고, 좋은 사람이라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키신저의 좋은 의도가 좋은 정책만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다. 가령, 키신저의 실책으로 평가받는 정책들, 베트남전 확대, 칠레 쿠데타, 앙골라 내전,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침공 묵인 등은 좋은 의도가 나쁜 정책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상의 정책들을 나쁜 것이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키신저를 나쁜 놈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일부의 주장처럼, 키신저를 전범 재판으로 심판해야 한다는 것도 무리한 주장이 아닐까?



덧글

  • Megane 2015/03/26 12:38 # 답글

    선과 악으로 좋은 건 좋고, 나쁜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좀 뭣하지만 성경의 주장이 강한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닌 거 같아요.
    그리고 키신저를 전범재판? 그 전에 키신저만큼이나 살아보고 그런 소릴 하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허허허...
  • 파리13구 2015/03/26 12:42 #

    네, 선악관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것은 오만입니다.
  • 레이오트 2015/03/26 13:13 # 답글

    그런데 동양에는 선한 사람이 하는 선한 행동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라는 일종의 도그마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 파리13구 2015/03/26 13:16 #

    네, 믿음입니다.
  • 레이오트 2015/03/26 13:32 #

    그 결과 인사청문회 한 번 하면 인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추악한 인간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지요. 그러다보니 이런 거 볼 때마다 그냥 고대 그리스에서 공직자 선정할 때처럼 조건 되는 사람 중에 무작위로 뽑아서 그 자리에 앉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기관의 장들 하는 일이 올라오는 서류에 도장 찍거나 서명하는거라고 하니까요.
  • RuBisCO 2015/03/26 19:11 #

    다만 선한 사람이 무조건 나쁜 정책을 내놓진 않아도 부패한 사람이 좋은 정책을 낼 확률은 훨씬 더 떨어지는 편입니다. 사리사욕이 정책에 개입하는 순간 그 정책이 좋은 정책이 되긴 힘들죠. 그걸 거르는 정도는 분명 해야합니다.
  • 2015/03/26 13: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3/26 13: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3/26 14:39 # 삭제 답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은 판단력이 떨어지는 바보겠죠...



  • 2015/03/26 16: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3/26 17: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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