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글보다 말을 선호한 이유는? Le monde

디지털 혁명과 암기식 교육의 종말?

[구어문화][문자문화]

소크라테스와 문자..

소크라테스는 문어 文語 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아할 법한 진단을 내리곤 했다. 그는 문어가 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무척 흥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취득하게 된 지적 변천을 앞둔 우리들은 이런 반감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첫째, 소크라테스는 구어와 문어가 개인의 지적 인생에 매우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둘째, 그는 문어가 기억과 지식 내면화라는 모든 측면에서 작용한다는 이 새로운 요건을 재앙의 관점에서 사고했다. 

셋째, 소크라테스는 구어가 사회의 도덕성과 미덕의 향상에 특별한 영향을 한다며, 이를 강하게 옹호했다. 

이렇게 여러가지 면에서 소크라테스는 문어가 구어에 비해 조악하다고 판단했고, 그 근거들에 담긴 강력한 경고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는 독서를 기피하지 않았다. 그가 우려했던 것은 과도한 지식과 그에 따른 결과물, 즉 피상적 이해였다. 배우지 못한 사람이 독서한다면 지식에 대한 통제력을 부지불식간에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상실한다는 의미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 "무언가 일단 글로 쓰이기 시작하면, 내용이 무엇이든 그 글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내용을 이해하는 사람 뿐만아니라 그와 전혀 무관한 사람의 손에 똑같이 들어간다. 글은 그 내용에 맞는 사람을 택할 수도 ,그렇지 않은 사람을 배제할 수도 없다. 그리고 글이 학대받거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더라도 스스로 방어하거나 도움을 줄 수도 없다."

소크라테스의 해학과 노련한 풍자의 이면에는 교사나 사회의 지도 없이 문해력을 습득한 사람들이 도리어 그 문해력 때문에 지식을 잘못 받아들이는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겨있다. 그에게 독서는 새로운 판도라 상자였다, 다시 말해 일단 문어가 배포된 후에는 그 글에 담긴 내용과 그 글을 읽는 사람들, 그 글을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책임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출처

매리언 울프, 책 읽는 뇌, 중에서...
 

덧글

  • 레이오트 2015/01/27 17:13 # 답글

    우리는 글이 말보다 더 신뢰성이 높다는 신화를 가지고있는데 소크라테스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봤군요.
  • Megane 2015/01/27 20:09 # 답글

    가장 대표적인 것이 꾸란과 성경이죠.
    구어를 문법을 따라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변경점과 세속화를 거쳐 변화한 성경도, 문자 그대로의 의미대로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꾸란은 수많은 극단적 원리주의자들+극단적 근본주의자들을 만들었죠.
    종교라는 존재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이해가 없이 문자만 넘어온 것은 중세시대를 넘어 현대에 이르는 비극입니다.
  • 아는척하는 황제펭귄 2015/01/28 22:34 # 답글

    헉헉 흥분된다ㅡ
  • 몰딩 2015/01/31 10:01 # 답글

    궁금해서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저런말을 했다는것이 어느책에 있는것인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소크라테스의 저작물은 없으니 플라톤의 책에 쓰여있는건가요?
  • ㅇㅇ 2015/01/31 11:55 # 삭제

    플라톤의 대화편 <파이드로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http://losermarxdr.tistory.com/1722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거의다 그렇듯이 .. 플라톤은 등장하질 않고 소크라테스가 많은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 플라톤 책을 인용할때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저렇게 말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요. 플라톤철학과 소크라테스의 원래 주장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것이 그리스철학 연구의 오랜 난제이자 아마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기도 한듯합니다; <파이드로스> 같은 경우는 플라톤이 60세 무렵에 쓴것으로 알려져 있어, 플라톤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만, 저작 시기에 관한 문제도 설일뿐 확실한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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