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영자는 사창가 화재로 죽었는가? 영화



주말동안 김호선 감독의 75년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를 감상했다.

유튜브를 통해 감상이 가능하다 [영화 주소]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름만 유명한 영화이고, 70년대의 퇴폐문화의 산물이란 편견 때문에 감상을 미루다고 결국 보게 되었다.


주인공 창수(송재호)가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서울에서 식모로 일하는 여성과 만나면 어떤 이야기가 구성될까? 그리고 만약 연인 중 한명이 불구로 외팔이가 된다면 누가 되는 것이 정상적일까?

만약 할리우드에서 비슷한 소재로 영화로 만들었다면, 베트남전 참전 용사를 불구로 만드는 것이 더 그럴듯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가령 존 보이트 주연의 귀향 (Coming Home, 1978)이나, 톰 크루즈 주연의 7월 4일생 처럼 말이다. 불구가 된 남자의 신체를 통해서 전쟁의 잔혹성을 비난하는 영화로 만들기 좋다.

하지만,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외팔이가 되는 것은 바로 영자(염복순)이다. 정말 신선하다. 3년간 베트남에서 전쟁을 치른 남자의 신체는 멀정한데, 그동안 상경해서 정착하려고 노력한 영자는 불구가 되었다. 이는 당시 상경했던 여성의 삶, 특히 식모살이,여공 혹은 버스안내양의 삶에서 탈락한, 무작정 상경 여성의 삶이란 것이 전쟁보다 더 폭력적이었다는 의미일까? 아무튼 매우 한국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속의 영자의 삶은 일종의 시대적 여성의 삶의 전형을 보여준다 :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여성이 식모, 봉제공장, 버스 차장을 거쳐서 유곽으로 흘러간다.

 

실제로 60-70년대 한국에서 무작정 상경한 여성의 삶은 매우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한다. 김원의 <<여공 1970>> 같은 여성노동자 연구와 식모와 버스안내양의 삶을 연구한 연구논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명성에 비해서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은 요즘 드물다고 생각한다.

동아일보 허문명 기자의 관련기사, ‘무작정 상경’ 누이들 영화…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2013년 7월 31일]를 보면,

다음 글이 나온다.

<<하지만 영자는 창수의 장래를 위해 그의 곁을 떠난 뒤 사창가 화재로 숨지고 만다.>>


이는 기자가 실제로 이 영화를 보았는지 의심이 가게 만든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의 줄거리에 따르면 영화의 결말은 다음과 같다.

<<다시 몇 년 후, 영자의 거취를 알게 된 창수는 그녀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창수는 장애인인 남편(이순재)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영자를 보고 기꺼운 마음으로 떠난다. >>


영자의 전성시대는 7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던 이른바 호스티스 멜로 영화의 대표작이다. 퇴폐주의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70년대 가혹할 정도로 급진적이었던 한국의 근대화과정과 그 속에서 육체적으로 그리고 이미지적으로 소비되었던 한국여성들의 삶과 그녀들의 고통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연구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70년대 한국 호스티스 영화를 통해서, 한국의 근대화과정에서 잊혀진 여성의 삶을 다시한번 상기할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글

  • 레이오트 2014/12/01 12:47 # 답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200년 내외, 일본은 100년 내외로 달성한 산업국가화를 불과 20여 년 만에 이루어낸 나라이며, 현재 대한민국의 5, 60대의 인생사는 말그대로 인류 역사의 축소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최강최악의 압축성장을 한 나라이지요.

    그건 그렇고 이 영화에서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창수가 사지 멀쩡한 모습으로 나온 이유는 아마도 군부독재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 파리13구 2014/12/01 12:49 #

    네, 창수를 외팔이로 만드는 것은
    검열관이 용납할 수 없는 설정이었음이 분명합니다.
  • 2014/12/01 12: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2/01 12: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역성혁명 2014/12/01 13:13 # 답글

    어쩌면 그 당시 한국여성의 삶이 지금 중동 평화를 위협하고 망가뜨리는 IS의 틈바구니에서 사는 여성들만큼이나 험악하고 무서웠던 시절이라고 하겠지요. 여공들이 노동자의 기본권만 외쳐도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무너뜨릴수준의 폭력이 가해졌고, 고질적인 남성우월에 항상 억눌려 살아야 했으니까요. 그 반대편에서 베트남전쟁이라는 악몽같은 경험을 지낸 그 당시 한국남성과의 만남은 이들에게 있어 서로간의 상처에 대한 동질감을 가질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파리13구 2014/12/01 13:14 #

    네, 실제로 버스차장 관련 신문기사들을 보면,

    정말 인간 이하의 현실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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