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를 죽여야 민주주의가 산다고? Le monde

에우리피데스, 탄원하는 여인들...중에서


[소크라테스]
[전체주의][반민주주의자]



박홍규의 <<소크라테스 두 번 죽이기>> 같은 책을 보면, 소크라테스의 사형은 지당한 것이었다. 

이같은 사형 정당화를 넘어, 민주주의를 지독히 불신한 '반민주주의자' 소크라테스를 미화하는 사회에서 과연 민주주의가 가능할까? 란 질문까지 던진다.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성인 취급 받는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의 책 서평기사 제목은 "소크라테스를 죽여야 민주주의가 산다" -전체주의 꿈꿨던 반민주주의자 소크라테스 이다. 기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한번 더, 제대로 죽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지만,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적 敵 임을 증명하는 것인가? 카를 포퍼는 다음을 지적했다 : "민주주의와 민주제도를 비판하는 사람이 반드시 그들의 적일 필요는 없다. 비록 그가 비판하는 민주주의자와 민주진영의 분열을 이용하려는 전체주의자가 모두 그를 적으로 낙인찍을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민주적 비판과 전체주의적 비판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비판은 민주적인 비판이었다. 아니, 사실은 민주주의의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비판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보면, 당시 그리스사회와 그 민주주의에 대한 지독한? 환멸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시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비판의 의미가 더 강했다. 즉 아테네 민주주의가 다수의 독재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였다. 이것은 비단 소크라테스 당대의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유효한 경고이다. 다수가 법 뿐만아니라 여론을 통해서 소수 또는 개인에게 자신의 의사를 강요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가 방종으로 변질되면, 자유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교육, 특히 시민교육을 강조한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였다. 민주주의는 데모크라티아였고, 평범한 시민들 demos 이 정치권력 kratos 을 쥐고 있다는 뜻이었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입법권과 사법권 그리고 행정권의 일부가 모두 시민의 손에 있었다. 시민의 권한이 막강한 상황에서 만약 그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어떤 사태가 일어나게 될까? 만약 민회와 법원에 참석한 시민이 수사학의 멋진 설득술의 노예가 된다는 어떻게 될까?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했고, 이를 위해서 교육이 중요했다. 민주국가의 시민들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만 했다. 

소크라테스의 지적처럼, "설득력 있는 연설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 설득에서 선과 진실이 얼마나 담길수 있을까요?" 같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민주 시민의 기본 자질이다. 교육이 없다면, 에우리피데스의 탄원하는 여인들에 나오는 전령의 경고가 민주주의에 대한 항구적인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 "평민들이라니! 쉬운 논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건전한 정책으로 도시를 이끌겠습니까?" 

결국, 민주주의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경고는 아테네가 다른 체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다른 어느 체제보다 시민들이 교양과 덕성을 갖춘 사람이 되야하는 책임을 가져야 마땅하다는 경고였다.

민주주의는 교육의 문제이고, 만약 그 교육이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교양과 덕성을 가진 시민 양성에 실패한다면, 어떤 시대의 어느 민주주의라도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였던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의 교육을 보자. 한국의 민주주의가 왜 이모양 이꼴인지 알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소크라테스를 두번이나 죽여야 할까? 백골이 진토되도록?


"고마해라, 마이묵었다 아이가"



덧글

  • 레이오트 2014/11/13 11:25 # 답글

    사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란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다수가 소수에게 휘두르는 폭력에 더 가깝지요. 이러다보니 영화 맨 인 블랙에서 K가 J에게 인간(human)은 지적이고 안전하지만 사람(people)은 우매하고 위험하다는 말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보고 한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정치를 하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다스리는 국민이 우매하면 우매할수록 더 좋다고 생각하여 미디어를 통해 인문철학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인생의 낭비라는 사고를 강요하고, 학교 교육에서는 인문철학은 고사하고 역사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지요.
  • 파리13구 2014/11/13 11:26 #

    멍청한 정치인들이 국민을 가르치겠다는 꼴이라니요..^^
  • 레이오트 2014/11/13 11:44 #

    괜히 플라톤이 민주주의의 한계를 성토하며 철인정치만이 이상적인 정치체제라고 역설한 것이 아니지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메탈기어솔리드 : 피스워커)가 궁극적으로 AI가 정치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어쩌면 이런 한계를 알고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엄청난 AI와 더 보스(메탈기어솔리드3 : 스네이크 이터) 추종자에 어린 시절 엘런 튜링과 교류가 있었던 점도 있지만요.
  • Megane 2014/11/13 12:11 # 답글

    솔직히 저는 소크라테스를 두 번 죽인다거나, 공자가 죽어야... 등등을 보면, 솔직히 돈에 대한 성경의 입장과 비슷한 드립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돈 자체가 일만 악의 뿌리던가요? 돈을 잘못 쓰는 사람이 문제죠.
    소크라테스가 정말 문제? 저는 소크라테스를 보는 사람들의 재해석이 전부 엉터리라는데서 저 책의 주장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현대인들의 저열한 정치행보가 더 문제라는 점에서 소크라테스는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만...
  • 파리13구 2014/11/13 13:01 #

    동감입니다.
  • 연성재거사 2014/11/13 12:25 # 답글

    안 그래도 칼 폴라니의 저서 The Great Transformation의 프랑스어판 서문에 포퍼에 대한 굵고 짧은 비판이 있더군요. 파시즘의 근원을 찾다가 지성의 추방으로 결론지었다고 말이죠. -_-;
  • 파리13구 2014/11/13 13:01 #

    한번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 mafuyou 2014/11/13 12:29 # 답글

    제목만 봐선 이성과 논리를 죽여야 한다는 걸로 보이고 그것들이 결여된 민주주의 정치세력에 걸맞는 말이네요 ㅋ
  • 파리13구 2014/11/13 13:01 #

    ^^
  • 펵숟 2014/11/13 12:46 # 삭제 답글

    지금은 오히려 '소수가 다수보다 중시되지 않으면 반민주' 라는 분위기 아닙니까? 같잖은 감성팔이 해대면서...완벽한 민주주의는 이상론이라고 봅니다
  • 레이오트 2014/11/13 13:08 #

    제가 보기엔 그동안 다수는 무조건 옳다는 억지를 강요당하다보니 이에 대한 반동으로 지금과 같은 지나친 소수에 대한 몰입이 발생하지 않나 싶네요.
  • shaind 2014/11/13 16:33 # 답글

    플라톤이야말로 아테네의 정체가 demos의 kratos로 타락해간 역사의 산증인인데, 소크라테스를 죽여야 한다는 건 거기에 안보여 안들려를 시전하겠다는 뜻일까요.
  • 네비아찌 2014/11/13 18:25 # 답글

    소크라테스의 동시대인이자 결코 우매한 인간이 아니었던 아리스토파네스도 소크라테스를 쓰레기 지적사기꾼으로 매도했는데 후대에야 어령하겠습니까?
  • 파리13구 2014/11/14 09:02 #

    네,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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