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 대한 역사교육이 필요한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역사교육]
[교육심리학]
[루소]


- 아동달발과 역사교육에 대한 고민....


뇌과학 전공자인 김대식 카이스트대 교수의 문화일보 관련 기사를 읽었다.

제목- “‘가장 창조적인 5% 인재’는 그냥 내버려두는 게 최상”- 문화일보, 2014년 7월 25일


인터뷰 중 다음 대목이 있어 관심이 갔다.

―12세까지면 초등학교 교육을 마칠 때까진데 그때면 뇌가 거의 형성되나.

“그래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대학교 교수들보다 월급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본다. 어린이들의 뇌를 만들어주는 게 초등학교 교사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커리큘럼을 바꿔야 한다. 어렸을 때 교육은 평생 바꾸기 어렵다. 특정 이념이나 특정 종교, 정치적 성향 같은 것은 집어넣으면 바꿀 수 없다. 그래서 뇌가 유연성이 높은 시기에는 수학, 물리와 같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먼저 가르치고 역사, 사회, 윤리 등의 개념은 나중에 가르쳐야 한다. 어렸을 때 이런 것을 가르쳐 놓으면 사고가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는 나중에 가르쳐야 한다는 김대식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역사가 사회과 교육의 틀에서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쳐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현재의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설계한 사람들이 역사를 포함시킨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에 교육심리학 혹은 뇌과학 같은 인간의 발달단계에 관한 과학의 연구 성과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육심리학 개론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학습자의 발달에 대해 배우고, 피아제의 인지적 발달이론도 당연히 배우게 된다. 피아제의 발달단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발달에서 발달단계가 있고, 발달은 질적으로 구분되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진행되며, 아동들이 이후 발달 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앞의 단계를 통과해야 하고, 아동 학습자의 인지는 연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달한다.

이같은 피아제의 발달 단계이론과 뇌과학자 김대석의 지적에 따라, 다음 같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즉 역사교육에 적당한 아동 발달 단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발달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아동에 대한 역사교육은 아동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해로울 수도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이같은 의문을 가지고, 역사교육으로 박사를 받은 선생님께 관련해서 질문을 했지만, 현재의 한국 역사교육 학계에서 역사교육론을 심리학 및 뇌과학 연구와 협력해서 연구한 사례를 거의 없을 것이란 대답을 들었다.

아무튼, 역사교육에 적당한 아동의 발달단계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언제인가와 관련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조기교육 환상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부모 혹은 사회의 과도한 욕심으로, 아직 배울 심리적 발달 단계가 되지 않은 아동들에게 교육을 강요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올바르지도 못하다.

역시나, 루소의 지적처럼, 학생중심의 교육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때다. 루소는 에밀에서 다음을 주장했다.

“확실치 않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저 잔인한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어린이들을 온갖 구실로 속박하고, 결코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르고 언제 도달할지도 모를 그런 행복에 대비시키기 위해서 어린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는 잔인한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설령 그 교육의 목적이 일리가 있다고 할지라고 어떻게 그 견딜 수 없는 멍에 밑에서 마치 노예나 죄수처럼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작업을 강요당하며, 그나마 그 많은 수고가 그들에게 장차 유용할 것인지도 확실치 않은 불행한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의분을 누를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즐거워야 할 시기를 눈물과 징벌과 협박과 노예상태 속에서 보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핑계 대며 그 아이를 불쌍할 정도로 괴롭힌다. 이와 같은 잔인한 교육을 모면할 수 있는 어린이는 행복한 어린이다.”

루소는 교육은 아동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여러분은 여러분의 학생을 잘 연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라. 왜냐하면, 여러분은 분명히 학생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루소는 아동발달단계를 유아기,아동기,소년기,청소년기,청년기의 다섯 단계로 구분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고,이에 알맞은 방식으로 교육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동 발달단계는 일종의 자연 질서를 따르는 것으로, 교육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없고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없다. 
 
이상의 루소의 지적에 대해 고민하면서, 한국 초등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이 과연 아동의 입장에서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역사교육적, 교육심리학적, 뇌과학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덧글

  • Megane 2014/10/01 12:19 # 답글

    뭐 루소나 피아제의 경우엔 자기나라의 언어부터 견고하게 기초를 닦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나서 역사를 가르쳐도 좋지 싶은데 말이죠.
    너무 어릴 때부터 역사교육을 하면 유연한 사고력이 없는 아동들은 교사가 주장하는 역사적 해설들이나 시험에 필요한 단답형 지식들만을 강요받게 되니까 말이죠.
    그러나 현실은 골룸... 그리고 편협한 역사의식을 강요받은 초딩들은 국뽕or국까라는 양극단적 선택을 강요받는...ㅠㅜ
    솔직히 울 나라 초딩교과는 과목이 너무 많아요. 아직도...
  • 파리13구 2014/10/01 12:38 #

    네, 동감입니다.
  • 진냥 2014/10/01 18:12 # 답글

    피아제의 발달단계 이론을 역사교육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는 꽤나 논의가 있어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쟁점은 역사교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다른 학문과 동일한가, 아니면 역사교육만의 특성이 있느냐에 있는 듯한데....

    사실 학문적으로 따지면 역사란 단순히 외우는 학문이 아니지요. 역사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증거를 통해서 재구성되고, 역사 인식도 여러 가지 방향에서 자기자신이 창조하는 것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현재 주변 나라들과 역사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국가에서 권장하는 역사에 천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슬픈 현실입니다.

    뗀석기를 만지면서 고대인의 삶에 자신을 투영하고, 스스로 역사 기록을 자아내며, 박물관의 전시창에 눈을 붙이고 여러 과제를 수행하는 식의... 이상적인 역사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 갑갑할 따름입니다.
  • 파리13구 2014/10/01 18:24 #

    감사합니다.

    혹시 피아제와 역사교육 관련 연구성과가 있는지요?
  • 진냥 2014/10/01 18:42 #

    피아제-피일-할람 연구라고 하여... 피아제의 인지발달단계(전조작기-구체적 조작기-형식적 조작기)가 역사교육에도 적용이 되는가 하는 주제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 역사교육에서도 형식적 사고가 형성될 수 있지만, 다른 교과(수학, 과학 같은)에 비해 지체되어 나타난다고 결론이 내려진 것 같더군요.
    여기에 대해 비판하는 학자들(부스, 이간 등)은 역사교육에서 형성될 수 있는 사고가 피아제가 주장하는 조작적 사고와 다른 특정적인 점이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료를 해석하는 데에 필요한 상상의 역할이라든가, 피아제의 인지 능력과 상이한 정보처리능력의 영역이라든가 등등...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정도인 것 같네요. 제가 연구 자체를 확인한 게 아니라 연구의 정리의 요약(...)을 한 것이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파리13구 2014/10/01 18:45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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