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이전의 미국과 일본간의 전쟁?" Le monde

메테르니히,100년의 유럽 평화를 설계하다!


[전쟁]
[전쟁론]
[이리에 아키라]



이리에 아키라의 20세기의 전쟁과 평화 중 전쟁의 개념이라는 장을 읽으면서, 전쟁에 대한 생각을 했다.

전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전쟁을 역사적으로 사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류의 역사가 곧 전쟁의 그것이기도 했듯이 전쟁은 인류역사의 상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석기 시대의 전쟁과 21세기의 전쟁은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광의의 전쟁과 협의의 전쟁을 구별해야 하는 인식론적 필요가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전자는 전쟁 일반, 전쟁의 개념 등의 추상적인 전쟁 개념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후자는 실제의 전쟁, 구체적인 전쟁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한다. 후자라는 관점에서, 각 시대는 자신만의 전쟁을 가진다. 따라서 각시대의 지식인은 자기 시대의 전쟁의 특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고, 이것이 다른 시대의 전쟁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같은 특정한 전쟁관이 광의의 전쟁에 대한 인류의 사유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전쟁에 대한 역사가의 고민이란 광의의 전쟁과 협의의 전쟁을 동시에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세기 전쟁사에 대한 고민이란, 20세기의 전쟁이 과거의 전쟁과는 어떻게 달랐고, 이것이 전쟁에 대한 인류의 인식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될 것이다. 세계대전과 핵무기, 극단의 시대라고 평가되는 20세기의 역사적 경험은 전쟁에 대한 인류의 인식에 어떤 변화를 요청하는 것일까?

이리에 아키라의 지적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전쟁이라는 것은 물론 국가와 국가간의 싸움이다. 전쟁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개전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배경, 전략이나 작전의 준비, 교전 개시 후의 전술이나 용병, 혹은 정전의 경위 등을 상세히 조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전쟁은 대단히 구체성을 띈 현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났던 전쟁이 전쟁의 모든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전쟁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국가 지도자나 민중의 마음 속에 이미 전쟁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예상되는 전쟁에 대한 불안이나 계획이라는 형태를 취하는 경우도 있고, 훨씬 막연한 전쟁관인 경우도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서의 전쟁과 추상 개념 혹은 보통 명사로서의 전쟁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전자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후자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고 현실을 떠나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속의 전쟁이 현실의 전쟁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쳐, 실제의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심리적 현실로서의 전쟁을 잔존시키는 경우도 있다.>>  

아키라에 따르면, 이같은 후자의 전쟁을 보여주는 좋은 연구가 바로 존 다우어 John Dower의 <무자비한 전쟁 : 태평양전쟁에서의 인종과 권력 War Without Mercy: Race and Power in the Pacific War> 다. 이 연구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인과 미국인의 의식을 해명한 명저로, 구체적인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 이미 양국의 국민들간의 마음의 전쟁이 진행 중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우어는 미국인과 일본인이 초기부터 상대방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적대 의식이나 인종적 편견 혹은 자기 우월감이나 자기 중심적 역사관이 전쟁중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 그것이 전쟁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양국민이 추상 개념으로 전쟁 그 자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사고가 미묘한 형태로 나타나고 현실의 전쟁으로 이어져 무자비한 살육과 파괴를 정당화했다. 나아가 종전 후에도 이러한 전쟁관이 사라지지 않았고, 미일간의 무역 마찰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종종 주의를 환기시키며 양국간의 관계를 정의하는 키워드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아키라가 제기한 추상적 전쟁 혹은 마음의 전쟁을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입시킨다면 어떨까? 만약 앞으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미래의 역사가들은 한반도에서의 남북간의 마음의 전쟁은 전쟁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바로 오늘에도 존재했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이미 남북한이 상대방을 주적으로 상정한 상황이고, 이에 따른 전쟁전략, 동맹관계 구성, 전쟁 전술 등의 구성을 완료한 상황이다. 남북 상호간의 적대의식 혹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미제의 식민지라는 식의 비하와 북한에 대한 남한의 경제적 체제적 우월감이 존재하고, 각국의 역사도 자기 중심적이고 서로 공유하기 어려운 역사의식과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고, 상대방에 대한 적의 이미지 구축을 이미 완료한 상태이다. 따라서 만약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이같은 증오의 이미지가 끔찍한 살육전으로 비화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사실상의 핵보유국 북한이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이 일본에게 그랬던 것처럼, 남한 국민에 대한 북한의 감정적 인종적 증오를 바탕으로, 원폭 투하를 감행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북한의 남한에 대한 반감이 태평양전쟁에서의 일본인에 대한 미국인의 반감에 근접하게 된다면,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볼수 있다.

이렇게 구체적인 전쟁만이 아니라, 추상적인 전쟁 혹은 심리적 현실로서의 전쟁, 특히 마음의 전쟁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 남북 상호간의 적대적 의식이 고취된 지금 다음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의 한국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남북의 마음 속에서 말이다. 


참고

이리에 아키라, 20세기의 전쟁과 평화,11-12쪽



덧글

  • 갈천 2014/04/16 21:28 # 답글

    아키라? 미친넘. 한국전쟁은 애초부터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상식인데, 무슨 제2의 한국전쟁이 남북의 마음속에서 시작되었다는 헛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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