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은? Le monde

"푸틴,소련의 부활을 꿈꾸나?" ^^


[우크라이나]
[러시아][푸틴]
[헨리 키신저]



어떻게 우크라이나 위기를 끝낼 것인가?
How the Ukraine crisis ends

미국 워싱턴- 워싱턴포스트 보도
2014년 3월 6일

헨리 키신저
Henry A. Kissinger

우크라이나에 대한 논의의 중심은 대치에 관해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내 일생을 통해, 나는 4번의 전쟁을 경험했고, 이들 전쟁은 엄청난 환호성과 대중적 지지를 가진채 시작되었지만, 4번의 전쟁 모두 우리는 어떻게 전쟁을 끝내야할지 알지 못했고, 그 중 3번에서 우리는 일방적으로 전쟁을 끝내버렸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대결의 관점에서 사고한다 : 우크라이나가 동구권에 가담할까 아니면 서양쪽에 가담할까?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생존하려면, 우크라이나는 다른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 한 세력의 전진기지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크라이나는 양 세력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위성국으로 만드려 해서는 안되고, 러시아 국경을 서쪽으로 확장해려 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하면, 모스크바는 유럽 및 미국과 주기적으로 대치하던 역사적 순환의 반복을 각오해야 한다. 

서양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외국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러시아 역사는 키예프루시에서 시작되었다. 러시아 종교가 그곳에서 발원했다. 우크라이나는 수세기동안 러시아 영토였고, 양국의 역사는 중첩되어 있다.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기지를 운영한다. 심지어 솔제니친 같은 반-소련 작가 조차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러시아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할 정도다.

유럽연합은 자신의 관료주의적 미적거림과 우크라이나를 유럽에 끌어들이는 협상에서 전략적 요인 보다 국내정치적 이해를 우선시하면서, 협상을 위기로 전환시킨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외교정책은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어떤 일이 급하고, 어떤 일은 천천히 해도 되는지 결정하는 기술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들은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다언어 구성을 가진 나라에서 산다. 우크라이나 서부는 1939년, 독소불가침조약으로 스탈린과 히틀러가 전리품을 나누어 가졌던 때에 소련에 편입되었다. 크림반도는 주민의 60%가 러시아계로, 1954년에 가서야 우크라이나의 일부가 되었다. 흐루쇼프가 러시아와 코사크간의 조약 300주년 기념으로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편입시켰다. 서부는 주로 가톨릭이고, 동부는 러시아정교다. 서부는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동부는 주로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우크라이나의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하려 한다면, 이는 내전 혹은 분단으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우크라이나는 단지 23년 동안 독립국으로 존재해왔을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14세기 이래 외세의 지배하에 있었다. 놀랍지 않게도, 그 지도자들은 역사적 이해는 물론, 타협의 기술도 배우지 못했다.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 정치를 보면, 문제의 뿌리는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독단적인 의지를 다른 파에게 강요하려고 하는데 있다. 이것이 바로 빅토르 야누코비치와 율리아 티모셴코 간의 갈등의 본질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의 양대 진영을 대표하고, 권력을 공유할 생각이 없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현명한 정책이란 두 파가 서로 협력해서 나라를 운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양측의 화해를 도모해야만 하고, 한 파가 다른 파를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러시아와 서양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각종 정치세력은 원칙에 기초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각각은 상황을 악화시켰다. 러시아가 만약 군사적 해법을 강행하면, 자신의 고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서양의 입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을 악마화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정책 부재의 변명에 불과하다. 

푸틴은 군사적 강압정책이 제2의 냉전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러시아를 괴짜 취급해서는 안된다. 푸틴은 진지한 전략가이고, 러시아 역사라는 견지에서 보면 그렇다. 미국의 가치와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푸틴에게 기대할 것이 못된다. 러시아의 역사와 심리를 파악못하는 것은 미국쪽도 마찬가지다.

양측 지도자들은 다음의 원칙들을 명심해야 한다.

1. 우크라이나는 유럽을 포함, 자신의 경제적,정치적 동반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

2.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서는 안된다.

3. 우크라이나는 국민의 의지가 반영될 정부를 구성할 자유가 있다. 현명한 우크라이나 지도자라면 나라의 각종 세력을 화해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만 한다. 국제적으로 ,그들은 핀란드식 모델을 추구해도 된다. 핀란드는 독립을 자랑하고, 많은 분야에서 유럽과 협력하지만, 러시아와의 제도적인 적대는 의도적으로 피한다.

4.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기존 세계질서의 규범에 배치된다.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간의 관계를 더 느슨하게 만들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러시아는 크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다음 선거에서 크림에 대한 자치권을 더욱 확대시켜준다. 이 과정에서, 세바스토폴의 흑해함대 지위에 대한 어떤 모호함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이상은 처방이 아니라 원칙이다. 지역에 정통한 사람들은 이상의 원칙들이 모든 당사자들에게 기분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안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절대적인 만족이 아니라, 균형이 잡힌 불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The test is not absolute satisfaction but balanced dissatisfaction.



덧글

  • 듀란달 2014/03/06 13:53 # 답글

    크림에 친 러시아 자치정권을 세운다고 해서 푸틴이 만족할지는 의문입니다.

    나이팅게일이 명성을 떨친 크림 전쟁에서도 보듯이, 러시아가 흑해, 더 나아가서는 지중해에 진출할 부동항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건 거의 병적인 집착에 가까워서 말이지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노출된 지금, 러시아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크림을 손아귀에 넣으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파리13구 2014/03/06 13:54 #

    네, 긴장하고 관찰할 일입니다.
  • 대공 2014/03/06 14:03 # 답글

    번역 감사합니다
  • 파리13구 2014/03/06 14:20 #

    ^^
  • 일화 2014/03/06 14:11 # 답글

    역시 키신저다운 내공이 돋보이는 의견이네요. 유럽이나 미국의 현 지도자들 중에 저 정도 내공이 있어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 파리13구 2014/03/06 14:20 #

    알아갈 수록,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 ㄴㄱㄷ 2014/03/06 15:03 # 삭제 답글

    잘봤습니다만, The East와 The West를 동양 서양으로 번역하신건 좀... 러시아가 동양도 아니구요.
    동구권, 서구권이 적합하지 않을까요.
  • 파리13구 2014/03/06 15:11 #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
  • 1 2014/03/06 16:39 # 삭제 답글

    '타협의 기술을 배우지 못했다'

    '문제의 뿌리는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독단적인 의지를 다른 파에게 강요하려고 하는데 있다'


    아주 인상적인 문장들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행보를 보면 거의 '정치적 떼쓰기'에 가까워보이죠.

    물론 본문에서 언급한대로 14세기 이래 계속해서 외세의 지배에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 타협의 기술을 배우지 못하게 만들었음이 분명하지만...

    양세력의 다리가 되야한다는 키신저의 주장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줄 알아야 한다는건데, 겨우 23년간 독립국으로 있었던 국가에서 그런 위대한 정치적 '기교'를 부릴 줄 아는 내공을 가진 정치인이 있을까요?

    우크라이나에 비스마르크가 절실한 상황? ㅎㅎ
  • 파리13구 2014/03/06 16:43 #

    ^^

    비스마르크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ㅠㅠ
  • 유니콘 2014/03/07 11:17 #

    엄밀히 비스마르크까지 갈 거도 없이 부시 1세만한 외교력만 있는 지도자(하긴 퇴임 후 8년 뒤 취임해 재임에 성공한 분이 이 분의 아드님이고 거대한 폭탄들을 남겨놨으니ㅠㅠㅠㅠㅠ)도 서구 및 미국에 없는거 같습니다ㅠㅠㅠㅠㅠ
  • 措大 2014/03/06 17:37 # 답글

    문제는 폴란드나 우크라이나가 가진 러시아관이 핀란드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이겠지요.

    일단 키신저가 말한 2원칙과 4원칙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받아줘서는 안되고, 크림의 자치권은 더 커져야 하며 흑해함대의 주둔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이건 러시아의 요구사항이 아니라 대화를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베이스 정도겠죠.
  • 쉽게 들리지만... 2014/03/06 17:42 # 삭제 답글

    키신저가 말하는 원칙들을 가장 이상적으로 지킨 핀란드조차도 독립후의 내전, 겨울전쟁과 계속전쟁을 통해 엄청난 피와 영토를 잃어버리고 도저히 소련에 대항하는게 불가능하다는게 전국민에게 각인된 후에야 저 노선을 확립하는데 성공했다는 게 함정인 듯 싶네요. 맞는 조언이지만, 당장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 야미 2014/03/06 18:47 # 삭제 답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최악의 경우 이집트처럼 될 수가 있습니다. 무슬림 형제단이 1년만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IMF가 돈을 빌려주겠다고 약속만 하고 계속 미뤘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신정부에 대해서는 안 그런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요? 그럼 또 걸프국이 나서야죠. 좋잖아요. 미국과 유럽은 돈도 없는데.
  • 201318684 2014/03/06 21:34 # 삭제 답글

    죄송한 말씀입니다만,번역된 전문을 출처를 표시하고 퍼가도 되겠습니까?
  • 파리13구 2014/03/06 21:44 #

    알겠습니다
  • 루온 2014/03/07 00:20 # 삭제 답글

    포린폴리시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의 반복이 아닐지. 뭐 키신저는 11년전에 이라크전을 시작할것은 강하게 종용한 시점 부터 별로 믿고싶어지진 않더군요.
  • 함부르거 2014/03/07 10:31 # 답글

    현 상황에서는 거의 정답에 가까운 의견이라고 보입니다만, 문제는 저걸 실행할 수 있겠느냐 하는 거죠. 언제나 정답은 쉽게 나오지만 정답을 실현하는 건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암튼 우크라이나인들 자신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관련국들이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자기들이 깽판을 쳐버리면 답이 없는 거죠. 유셴코도, 티모셴코도, 야누코비치도 다 그랬던 거니까요.
  • 파리13구 2014/03/07 11:33 #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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