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히틀러에게 포위된 한국?" Le monde

일본-중국 갈등에 대해서...

[동북아]
[나치 독일][히틀러]
[필리핀]
[아베 신조][중국]

최근 동북아에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 히틀러라는 유령 말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일대에 대한 영유권 강화 행보에 나선 중국을 나치 독일에 비유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아키노는 중국의 영토 야욕은 193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에 대한 히틀러의 요구에 다름아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럽에서 영국 네빌 체임벌린을 중심으로한 서양의 유화가 나치 독일의 야욕을 다스리지 못했고, 결국 세계대전으로 귀결된 것을 고려한다면, 필리핀의 중국에 대한 유화,굴복,타협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필리핀은 이미 중국에 대해서 스카버리 암초를 사실상 양보한 바 있다. 2012년 중국과의 관련 분쟁에서, 필리핀은 주둔 부대를 철수시켰다. 이는 미국이 중재한 협상의 성과였고, 분쟁이 타결될 때까지 양국군이 철수한다는 합의가 있었다.하지만, 중국군은 철수하지 않았고, 현재 섬의 접근을 통제하는 것은 중국이다. 

최근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이 아시아에서의 영토분쟁, 국가간의 대립을 양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으로 묘사하는 것이 유행인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아키노가 현상황을 굴욕적인 뮌헨협정으로 귀결된 제2차세계대전 직전의 주데텐란트 위기에 비유했다면, 아베 신조는 현재의 중일갈등을 1914년의 영국-독일 갈등에 비유한 바 있다. 

하지만 아베 신조는 현상황을 한가하게 역사에 비유할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본인이 위기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가령, 중국의 인민일보는 "아베의 일본, 2차 대전 전 히틀러의 나치 독일과 똑같다", “아베가 집권한 지난 1년여는 히틀러가 2차 대전 전 베르사이유 조약을 파기하는 과정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아시아판 히틀러의 출현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오늘 군국주의 재침에로 내닫는 일본의 앞장에 바로 아베가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보면 답답한 것은 바로 한국이다. 주변국에 히틀러가 한명이 있어도 버거운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동쪽과 서쪽 모두에서 두 명의 히틀러들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더우기, 북쪽에는 백두혈통의 김정은이 있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처럼 주변국 지도자들이 히틀러라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의 평화협력 시도는 1938년 영국 네빌 체임벌린식의 유화정책으로 오인될수도 있다. 

동북아의 최근 상황을 보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인 홉스적인 리바이어던에 다름아니다. 이런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한국의 장기적인 국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장기적인 계산에 따른 전략적인 행동을 실천해야 할 때다. 

일단 단기적으로, 한국이 상대적으로 주도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아베 신조가 총리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관계의 실질적 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정책을 표방하는 상황에서 한중관계도 속도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만약 남북관계가 지난 이명박 정권식의 천안함,연평도식의 무력대결 양상을 보인다면, 정말 한국외교의 답이 안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 박근혜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 그 기본전제는 남북간의 평화가 아닐까? 

동쪽과 서쪽에 히틀러라는 비난을 받는 지도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북쪽에서 뒤통수 맞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덧글

  • Real 2014/02/05 19:06 # 답글

    한가지 딴지를 건다면.. 필리핀따위가 영국이 될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지적된 사항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21세기에도 함포전으로 일관하는 해군력과 항공력을 갖고 있는 필리핀이 중국이나 대만을 상대로 해상영역을 지킬수 없는 현실적 문제의 후퇴를 서양의 유화라고 보는건 어불성설이 아닐까요?
  • 파리13구 2014/02/05 19:14 #

    필리핀은 1938년 당시의 체코슬로바키아 정도 된다고 봅니다. 아니면 그 이하...

    다만, 필리핀의 국력,국방력과 무관하게,

    만약 국제사회가 중국의 부상의 결과인, 필리핀과의 영토분쟁에서 중국이 연전연승하는 것을 방치하고,

    미국등 서양이 이에 대해서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언젠가 서양이 1938년식으로 중국의 부상을 일찍 견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날이 올것이라는 경고로 보입니다.
  • 까마귀옹 2014/02/05 19:35 # 답글

    그래도 아베 신조는 나름대로 동북아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지요.

    flager8.egloos.com/2969278 (태그 필독)
  • 만슈타인 2014/02/05 19:37 # 답글

    세명의 히틀러!
  • 지나가던과객 2014/02/05 19:58 # 삭제 답글

    중국과 일본이 히틀러로 비유된다면, 북쪽은 무솔리니?
  • 리스트 2014/02/11 08:14 # 삭제 답글

    북한과 일본 모두 내부적 사정상 경직된 국수주의를 포기할 것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또, 북한과 일본은 현재의 국제 정세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위치를 강요한다고 스스로를 피해자로 보고있고, 따라서 현재 안정된 동아시아의 서열구도를 변화시켜야한다는 도전적인 외교전략을 취하고 있죠.
    결국 한국은 남쪽과 북쪽 양 방향에서 사나운 맹수 두마리를 이웃해서 살아야 할 운명인 것같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 이 두 나라와의 관계 강화에 한국은 온 힘을 쏟아야합니다.
    이 두 맹수의 목끈을 쥐고 있는 끝판이 미국과 중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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