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산당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Le monde

김성준 앵커의 한마디

다음은 한 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인 글이다.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공안이 사회적 화두가 된 상황에서,오늘의 토론주제 매카시즘은 이 땅에서 사라질 수 없는가? 라는 토론에 참여 제의를 받고, 블로그로 운영하는 주제가 프랑스 관련 시사 및 역사인 만큼, 매카시즘을 바라보는 프랑스적 시각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의뢰받아 약간의 조사를 해보았다.

위키 백과의 정의에 따라, 매카시즘을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을 말한다면, 프랑스에서의 매카시즘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수 있습니다. 매카시즘이 공산주의에 대한 사회적 공포로 인한 맹목적 탄압을 의미한다면, 프랑스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 공산당은 1944년의 프랑스 해방 이후 1958년 샤를 드골의 정계 복귀에 이르기까지 25% 이상의 득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프랑스의 제1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었던 기간은 프랑스 공산당의 황금기와 거의 일치한다. 이같은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처음부터 프랑스 공산당이 전후시대와 같은 정치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 역사를 보면, 오늘날 통합진보당이 가지는 문제점 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가진 것이 바로 프랑스 공산당이었다. 이석기의 진보당이 종북주의로 비난을 받는다고 한다면, 1930년대 이후 프랑스 공산당은 모스크바의 지령에 복종하고, 스탈린을 숭배하는 정당이었다. 이석기가 애국가가 아닌 아리랑 혹은 적기가를 선호했다면,프랑스 공산주의자들은 프랑스의 애국가인 라마르세예즈가 아니라 국제공산주의자들의 노래인 인터내셔날가를 더 선호했다. 

<모리스 토레즈- 프랑스 공산당 서기장 1930년부터 1964년까지>

프랑스 공산당은 1920년 12월 29일 투르에서 열린 노동자 인터네셔날 프랑스 지부 La Section française de l’Internationale ouvrière (SFIO) 전당대회에서 다수파가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즉 3인터내셔널 혹은 코민테른)에 가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탄생했다. 이렇게 프랑스 공산당은 그 탄생부터 러시아 혁명 그리고 모스크바가 주도하는 국제공산주의 운동과 관계가 있었고, 특히 모리스 토레즈가 당권을 장악했던 1930년대의 프랑스 공산당은 모스크바의 코민테른의 명령에 복종하는 스탈린주의적 정당의 모습을 가지게 된다. 당시의 프랑스 공산당의 모습을 보면, 최근 통합진보당 이석기의 알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오이겐 프리드- 프랑스에 파견된코민테른 대표- 1930-1939년 지하에서 프랑스 공산당을 지도했다.>

당시 프랑스 공산당에는 모스크바의 코민테른이 파견한 오이겐 프리드가 있었고, 그가 지하에서 은밀하게 프랑스 공산당을 지배했다고 한다. 프랑스 공산당의 지도체제는 이중 구조였고, 모리스 토레즈 같은 공개된 인물이 지도하는 조직을 프리드의 조직이 배후에서 지도하는 형식이었다. 만약 이번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서, 국정원의 수사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이석기의 알오와 통합진보당은 21세기 진보정당이기 보다는 1930년대식 스탈린주의적 반합법 반지하 볼셰비키적 정당에 가까운 당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 되겠다. 

그렇다면 나치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프랑스 공산당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오늘날 한국 국정원이라면, 프랑스 공산당을 여적죄를 기소했을 것이다. 독일 히틀러의 위협이 고조되는 전쟁위기 상황에서도 프랑스 공산당은 국내의 안보에 대한 고민 보다는 모스크바로부터의 스탈린의 지령에 복종하는 자세를 취했다. 특히 1939년 9월 독소불가침조약이 체결되자, 모스크바는 프랑스 공산당에게 프랑스의 국가 방위 정책에 협조하지 말고, 달라디에 정권을 공격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서 프랑스 총리 달라디에는 프랑스 공산당을 불법단체로 규정했다. 이렇게 공산당은 비합법 지하활동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주요 공산당 간부들이 벨기에로 피신했고, 모리스 토레즈는 모스크바로 망명했다. 이같은 공산당에 대한 탄압 상황에서 일부 공산주의자들은 프랑스 군수공장에서 생산방해활동을 전개하기도 했고, 전쟁이 발발하자 몇몇 공산당 지지 프랑스 병사들은 독일과 싸우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만일 제2차세계대전이 이상과 같이 종결되었다면 프랑스 공산당은 진정한 여적이 되었을 것이지만, 히틀러의 군대가 소련을 침공한 독소전쟁이 발발한, 1941년 6월부터 프랑스 공산주의자들은 독일 점령당국에 대한 전면적인 무력 투쟁을 전개했다. 이 역시도 모스크바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1941년 6월 22일 코민테른 서기장 디미트로프가 프랑스 공산당에게 나치 점령자에 대항한 즉각적인 민족해방전쟁에 돌입할 것을 지시했던 것이다. 이렇게 프랑스 공산등은 샤를 드골을 지도자로 하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서 주력을 담당하게 되었다.

<1945년 샤를 드골의 프랑스 임시정부에서 공산당은 5명이 장관으로 입각했다.>

이렇게 전쟁 전의 여적이었던 프랑스 공산당은 전쟁이후 나치에 대항한 레지스탕스 운동을 주도한 애국정당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1944년 11월 프랑스 공산당은 75000명의 공산당원이 나치에 의해 사형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고, 이같은 애국심을 바탕으로 프랑스 공산당은 전후 제1당의 지위를 노릴수 있었고, 프랑스에서 매카시즘이 불가능했던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였다. 또한 프랑스 공산당은 항독 레지스탕스를 거치면서 국제 공산주의 운동이 주도하는 계급투쟁만을 강조하는 정당이 아니라, 프랑스 공화국에 대한 애국심,민주주의,의회주의를 지지하는 정당으로의 변신을 시도했고, 특히 애국가로 라마르세예즈를 인정하게 되었다.        

<프랑스 공산당 입당원서>

<1953년 파블로 피카소가 스탈린을 추모하면서 그린 초상화>

하지만, 스탈린주의자 모리스 토레즈가 주도한 프랑스 공산당의 소련 짝사랑은 멈출수가 없었다. 프랑스 공산당은 전후 스탈린 숭배에 열을 올렸고, 토레즈는 프랑스 최고의 스탈린주의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프랑스 공산주의자들은 소련의 대숙청, 인권탄압, 굴락의 존재를 반혁명분자들의 음모로 간주하고 이를 부정했다. 하지만, 1956년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가 스탈린 비판을 하자, 토레즈는 이에 충격을 받아 두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토레즈가 소련의 1957년 헝가리 혁명 무력 진압을 적극 지지하면서 관계가 회복되었다. 

1964년, 토레즈의 죽음 이후에도 공산당의 종소노선은 계속되었다. 1980년 당서기장, 조르주 마르셰가 모스크바에서 프랑스 공산당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지한다고 발표. 이는 프랑스 공산당이 여전히 모스크바를 지지한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1981년 프랑스 대선에서의 조르주 마르셰 지지율의 급락 (15.3% 득표)으로 이어졌다.1991년 소련 몰락 당시에도, 프랑스 공산당은 소련 군부에 의한 반-고르바쵸프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기도 했다.

2007년 프랑스 대선에서 공산당의 마리-조르주 뷔페는 1.9%를 득표하면서, 프랑스 공산당은 그 몰락의 정점을 찍었다고 볼수 있겠다. 많은 프랑스 언론이 이제 공공연하게 프랑스 공산당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이상과 같은 프랑스 공산당의 역사에서, 통합진보당의 종북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한국은 어떤 교훈을 얻을수 있을까? 

물론 현재 이석기 사건의 추이에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해산까지도 검토할 수 있겠지만, 당의 해산이 당의 지하운동화를 막지 못할 것이고, 이석기 보다 더욱 급진적인 조직이 등장, 테러집단화할 위험도 있다. 

이런 위험을 고려한다면, 국가보안법에 의존하지 않고, 통합진보당을 자연스럽게 역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고, 프랑스 공산당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을 것이라 본다. 종북주의와의 역사적 투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에 기반한 마녀사냥이 아니라,  결국 전략적 인내가 될것이다. 지금과 같이 여론을 외면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한, 통합진보당의 고사는 필연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치에게 총살당한 레지스탕스 청년 기 모케를 추모하는 공산당 포스터
-프랑스 공산당에게 남은 것은 레지스탕스 운동에 적극 가담했다는 희미한 기억 뿐이다.>



덧글

  • 초록불 2013/09/16 14:26 # 답글

    제가 보기에 프랑스 공산당이 주는 교훈은 통합진보당의 인간들은 프랑스 공산당이 했던 일을 그대로 밟아 멸망하게 될 거라는 걸 알려주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 파리13구 2013/09/16 14:30 #

    그것이 바로 글의 주제입니다. ^^
  • 초록불 2013/09/16 14:34 #

    그렇군요. 동어를 반복했습니다...^^
  • 나인테일 2013/09/16 17:30 # 답글

    공통점이라면 진짜 공산 정권 쪽은 이미 예전에 국제 공산주의 운동은 다 포기했는데 정작 자본주의 공산 진영만 옛 버릇을 못 버리고 맹목적으로 추종을 하니..(.....)
  • 파리13구 2013/09/17 08:08 #

    네, 유감입니다. ㅠㅠ
  • ㅁㅁㅁ 2013/09/17 01:19 # 삭제 답글

    차이점이 있다면 서방은 공산주의 진영과 전면전, 상호학살전을 펼친 전례가 없다는 거죠
    간첩보내면서 간만보다 냉전이 끝났죠..
  • 피로물질 2013/10/23 09:57 # 삭제 답글

    짧은 민주주의 역사로 무슨 프랑스 공산당을 통진당과 비교하는지 원 .... 언듯 보면 잘쓴 글같지만 마치 군대에서 사상교육하는거 같네요. ㅋㅋ 프랑스에서 공산당 의미는 정치적 권력 쟁취 보다는 민주주의 정당의 표본으로 그리고 그들이 이루어낸 복지와 자유에 있다는 겁니다. 한쪽으로의 적용은 매카시즘이나 다름없지요. 진정한 정당 정치의 의미를 알아야지요. 짧은 민주주의 역사 만큼 폭 좁은 인식의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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