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관심없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한가? Le monde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문제]

정치에 대한 관심없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한가?

Peut-on agir moralement sans s'intéresser à la politique ?

2013년도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시험에 출제된 문제라 한다.

한 프랑스 철학 사이트는 문제에 대한 해설로 다음을 제시했다.


주제에 대한 분석

1.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으로 도덕에 대한 모든 철학적 전제들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도덕적 행동"에 관한 최소한의 철학적 전제를 제시해야만 한다. 가령 칸트의 이성의 도덕적 실천적 활용 같은 것 말이다. 도덕을 이성적으로 정당화하는 철학적 개념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동원해야 한다.

2.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를 매우 폭넓게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 직업으로의 정치를 한다는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시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다한다는 것일수도 있다. 이 문제에서의 정치란 정치인에 의한, 단순한 정치 권력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시민의 삶과 관련된 정치가 문제가 된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된다.


문제들

1. 도덕과 정치가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문제들이다.

1-1) 도덕은 우선 개인적으로 사적인 차원에서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 도덕은 규범을 따르지만, 도덕 준수의 여부는 개인의 양심에 따른다.

하지만, 정치는 집단적인 규범과 관련이 있고, 그 규범의 위반에는 개인의 양심이 아닌 국가,공권력이 개입한다. 

1-2) 이같은 관점에서 도덕과 정치가 완전히 분리되어야만 한다는 주장이 도출된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으로, 정치문제에서, 도덕적 의무에서의 예외가 발생하고, 실용성과 효율성을 위해서 도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거짓말과 폭력 행사등이 허용될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 정치에서 멀어져야 더욱 도적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에피쿠로스 학파는 정치적인 생활에 개입하지 말고, 이로부터 초연해지라고 가르쳤다. 정치참여는 고통을 안겨 줄 뿐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전통에서도 정치로부터의 후퇴를 주장하며, 예수님 말씀 처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다.

하지만,,


2.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이고 ,이는 사회적 세계로 뛰어든다는 것이고, 집단적 운명에 동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1) 문제가 도덕적 존재 혹은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도덕으로 행동한다는 것"임에 주목해야 한다. 문제에서 도덕이란 올바르게 행동할수 있는 기술이다. 도덕적으로 행동한다에서 행동한다라 함은 강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주장한 행동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 이는 단순하게 행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화적이고 집단적인 문제와 관련된 선택을 한다는 것이고, 이는 그 결과로 볼때 엄격한 개인적인 삶의 영역을 초월하는 것이다. 아렌트는 내적 개인적 자유와 외적,공적,집단적 자유간의 구분을 거부했다. 아렌트의 관점에서 양자는 분리될수 없는 것이다. 

2-2) 이런 관점에서 내가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식으로든 타자와의 관계에 뛰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내 행동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광의의 의미의 정치에 속하는 것이다. 이렇게 샤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정치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작가도 모르는 사이에 정치에 개입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작가는 자신의 행동이 정치적 의미를 가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 질서를 보존하고, 합리화시키는데 공헌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 교육은 개인적인 문제이지만, 그것은 정치적 결과를 초래한다. 왜냐하면, 내가 자식을 가르친다는 것은 장래의 시민을 육성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부모로부터 자식을 분리시켜서, 따르 교육시키야 한다고 주장했다. 

2-3) 이렇게 볼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주장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와 전통적인 기독교는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인 것이다.


3. 결국, 내가 정치를 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실천적인 행동에 가담한다는 것이고, 내가 보통 시민인 이상 나는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다. 

3-1) 심지어 내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치는 나에게 관심이 있고, 정치는 우리들 각자에게 관심이 있다. 정치는 집단적인 규범을 정의하고, 그 규범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다.

3-2) 민중은 자신이 믿는 것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 정치는 홀로 할수 없으며, 전문가들만의 일도 아니다. 제도화된 정치의 행동은 민중이 그것을 지지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인정을 받고 효과적일 수 있을 따름이다. 사회계약론에서의 루소의 주장에 따르면, 정치는 본질적으로 집단적인 민중의 문제이면서, 우리들의 각자의 문제이다. 공화국은 라틴어로 레스 부블리카 res publica 이고, 공적인 것, 공적인 사건을 의미한다. 만약 공화국이 전문가 집단만의 전유물이고, 사적인 관심사가 된다면, 이는 강탈을 의미하거나 민중의 게으름 혹은 무지의 산물이다. 왜냐하면, 민중이 자신의 의무,권리,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3-3) 민주주의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권력을 감시하고, 국내와 국제정치에 동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시민이 되는 한가지 방법이고, 정치적인 행동이다.


결론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동물이다. 정치인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정치적이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시민의 도덕적 의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가지야만 하고, 몇년마다 실시되는 선거에서만이 아니라 개인 각자의 일상적인 선택에서도 정치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덧글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13/08/13 22:55 # 답글

    아니 인간사 모두가 정치인데 분리가 가능할리가 없죠
  • 파리13구 2013/08/14 03:00 #

    그렇습니다...
  • 대공 2013/08/14 01:17 # 답글

    역시 예수의 말이 나오는군요.
  • 파리13구 2013/08/14 03:00 #

    오, 할렐루야!
  • 나인테일 2013/08/14 03:18 # 답글

    이를테면 도덕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내가 기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다면 어디다 할 것인가.
    사랑하는 이성과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재화를 구입을 할 건가 말 건가.

    이런 문제는 정치적 시각이 없으면 뭐가 도덕적인지도 알 수가 없거든요...;;;
  • 파리13구 2013/08/14 03:23 #

    네,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고민이 없는 도덕적 행동이란 무의미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으흐흠 2013/08/14 04:43 # 삭제 답글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군요.
  • 뒤라스 2013/08/14 13:54 # 답글

    바깔로레아 문제,
    참 여러각도로 매력적인 출제였단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 상황도 그렇고..
  • 파리13구 2013/08/14 15:38 #

    그렇습니다.
  • 에이브군 2013/08/14 15:22 # 답글

    의미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단지 그게 실현되기는 매우 힘든길이 되겠지요.
  • 파리13구 2013/08/14 15:38 #

    네...
  • 홍용표 2014/01/04 08:36 # 삭제 답글

    좋은 글 제 페북으로 인용해 갑니다. 고맙습니다. 몇 번을 정독해 읽어보고 의미를 새겨 보았습니다. 문항도 그렇지만 해설 한 줄 한 줄이 주옥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대학 입시를 보는 고졸 학생들 대상으로 주관적인 논술문제로 제출한다는 것도 놀랍고, 이런 문제에 관해 사고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그들의 교육도 놀랍습니다. 대학 진학을 시도할 정도의 교육을 받은 자라면 이 정도 정치철학적인 사유 능력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겠지요.
    짧은 질문을 드리자면 3. "나는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다"란 표현을 "나는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로, 그리고 3-3) "한가지 방법"을 "유일한 방법"으로 이해해도 될런지요.
    마지막으로 좋은 글 거듭 감사드립니다.
  • 파리13구 2014/01/04 14:31 #

    감사합니다. ^^

    그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 디멍쉬 2014/03/14 00:11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
  • 2014/05/27 22:3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리13구 2014/05/28 00:19 #

    네, 뜻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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