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목표는?

키신저의 경고...

시사저널의 키신저는 한국을 어떻게 보는가1 라는 2004년 3월 23일 글에 따르면,
키신저의 <미국은 외교 정책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키신저가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어떻게 보는지를 정리했다.


먼저 미국의 입장에서, 아시아란 도대체 어떤 곳인가? 키신저는 우선 미국이 20세기 후반부에 이 지역에서 세번의 전쟁(태평양 전쟁,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을 벌였다는 사실부터 상기시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쟁의 결과가 유럽처럼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유럽 주요국들은 전후(2차 대전) 대소련 봉쇄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서로를 '전략적 라이벌'로 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게 무슨 말이냐? 아시아는 유럽처럼 한데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고,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지 않아 그만큼 다루기 어렵다는 뜻일 겁니다.


다음으로 키신저는 미국의 이익에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예컨대, 1996년 아시아가 미국의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라든지, 미국의 대중국 투자가 1990년대에만 3배가 늘었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시아는 아직 블록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키신저는 이 부분을 민감하게 감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자원을 가진 아시아가 서로 결합해 미국에 적대적인 블록을 형성한다면? 미국은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겁니다. 여기서 키신저의 아시아 전략 명제가 도출됩니다. 미국은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아시아에서 계속 존재해야 하며, 아시아가 비우호적인 블록으로 통합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지정학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아시아에 집단안보체체가 있으면 딱 좋겠는데, 키신저가 보기에도 이는 쉽지 않습니다. 우선 역사적 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국 전쟁의 경우, 이는 본질상 미국이 치른 전쟁(아시아 각국의 공동 목표가 없었다는 뜻)이었답니다. 베트남전도 한국, 태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등이 미국을 거들기는 했지만, 아시아 각국의 직접적인 안보적 필요가 결여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키신저는 이 대목의 소결론으로 '아시아에서는, 예컨대 중국의 준동을 막기 위해-전선을 긋고 모든 국가를 한편으로 묶어세우는 데 필요한 정치적 전략적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집단안보체제 만들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지만, 현재로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지요.


왜? 아시아 각국의 외교안보 실제로 그런 윌슨적 전통'(이것은 민주적 제 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동 협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이상주의 경향을 지칭합니다)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그럴 경우, 중화 팽창주의라는 의심을 받을 것이며, 일본의 경우 그렇게 했다가는, 또 다른 '군국주의'로 오해받을 것이 뻔하고요.


그렇다고 미국에게 이같은 상황이 마냥 불리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키신저의 판단입니다. 우선 아시아 지역에는 현재 군사적으로 확실한 압도적인 강대국이 없다는 겁니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센 놈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견제하느라고 바쁘다 이겁니다. 그 다음, 한국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는 비록 중국 일본 인도보다 약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 나라를 치는 것이 '누워서 떡먹기pushover'는 아니랍니다. 한마디로 서로 이해 관계들이 제각각이고 힘도 그만그만한 상황, 바로 여기에 미국이 이익을 도모할 묘미가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아시아정책의 최소목표는 아시아가 비우호적인 블록으로 통합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아시아에서 중국이 패권을 장악한 블록이 출현하는 것을 막는 것이 미국외교 전략에서 중요하고, 중국과 아시아 각국간의 대립을 관리하면서 미국이 그 대립 속에서 국익을 추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키신저의 주장인 듯하다.

by 파리13구 | 2013/02/14 17:19 | 유럽외교사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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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븕태 at 2013/02/14 22:46
중국이 대국굴기라는 정책을 펼치며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분쟁을 벌이는일을보면 미국은 가만히 미소를 짓겠지요 ㅎㅎ
Commented by 파리13구 at 2013/02/15 07:22
ㅎㅎ
Commented by 중국 at 2013/02/26 21:35
최근에 맹주로 떠오르는 중국이 과연 주변국과 공동의 이익,평화로운 공존과 교류등을 추구하고 있는지 의구심이듭니다. 이대로라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착착 진행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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