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가?" Le monde

"공무원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는가?"


[표현의 자유]
[명예훼손]
[표창원]


"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가?"


보도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이 표창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한다.


이같은 국정원의 고소에 대해서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이 명예훼손 성립 사안인지 여부가 쟁점이다. 한 판례를 보면, 국정원은 2009년에는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희망제작소 이사)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1~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국가는 심히 경솔하거나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만 예외적으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런 사례로 볼때, 국정원에 대한 표창원의 공격이 과연 심히 경솔하거나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서, 홍성수 교수는 "국민이 정부 업무를 100% 알 수 없기 때문에 비판에는 당연히 과장과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국가는 이를 해명하려고 노력해야지 비판하는 사람을 처벌하려 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유엔(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010년 한국보고서에서 "어떤 개인도 국가, 정부 등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처벌돼서는 안 되나 한국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렇게 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가의 문제와 관련, 미국의 경험을 보면,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 대법원은 1964년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사건, 즉 뉴욕타임스가 남부 공무원들이 인종주의에 가담하다고 있다는 것을 비난한 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남부 몽고메리 시의 경찰서장 설리번이 이 신문에 대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신문사가 설리번에게 50만불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하급법원의 판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결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의 원칙을 지키려는 엄청난 국가적 의지에 비추어 이 사건을 고려한다. 즉 공적 사안에 관한 토론은 금지되지 말아야 하며, 확고하고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는 원칙, 그리고 거기에는 정부와 공직자들에 대한 맹렬하고 신랄한, 때로는 불쾌하리만큼 날카로운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는 원칙말이다."


브레넌 대법관은 명예훼손 피고들 스스로 자신들의 비판이 진실임을 입증하여 손해배상금을 면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공적 행동을 비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설령 그 비판이 진실이라고 여기고 또 실제로 진실일지라도, 그 점이 법정에서 입증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나 또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까 하는 우려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려다 말고 단념할지도 모른다."


즉 이 사건은 명예훼손 소송의 공포 때문에, 국가에 대한 시민의 비판정신이 위축되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경의 지적에 따르면, 이 판결로 일반화된 원칙이 "현실적 악의"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현실적 악의란, 공직자는 공무와 관련된 일에 대해 명예훼손에 대한 배상을 구하려면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보도했거나 또는 그 진위를 무모할 정도로 무시하면서 보도했음을 공직자 자신이 입증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판결 이후 미국에서는 공직자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해 이긴 경우가 거의 없다. 현실적 악의 원칙이 적용되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헌법학자들은 뉴욕타임즈 대 설리번 판례는 특히 정부의 일과 관련한 보도들에 대해 수정헌법 1조의 적용범위를 최대한 확장해 언론의 자유를 반석위에 올리는 획기적인 계기였다고 평가한다.

이 판결이 없었으면 펜타곤 페이퍼의 공개나 워터게이트사건의 추적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 했다. 이 판결문은 심지어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려면 어느 한도까지는 사실 관계가 잘못되는 것 까지도 허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오류 때문에 자유가 박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넌 판사는 이것은 “숨쉴 공간”라고 불렀다. 이 판결에 함께 참여했던 골드버그 판사는 동조의견에서 “미국시민과 언론은 비록 과도함과 악용에서오는 해가 있다 하더라도 연방 헌법으로부터 공직자의 행동을 비판할 수 있는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특권을 부여받고 있다” 고 썼다고 한다.






덧글

  • Ithilien 2013/01/25 12:48 # 답글

    저런 노력들이 쌓여서 권리가 보호되는거군요.
  • 파리13구 2013/01/25 12:49 #

    그렇습니다.
  • 잠꾸러기 2013/01/25 13:39 # 답글

    국가기관은 기본권을 향유할수 없음이 오래전부터 판례로 누적되고 있는데 표교수를 고소한건 그냥 소송에 시달려봐라 라는 식으로밖에 안보이네요.

    공직자 개인이 언론앞에서 불리한 부분은 입증책임을 언론사쪽으로 돌려놓으면 될듯 보입니다. 개인단위로는 약자니까요.
    행정기관 단위로는 지금처럼 언론이 유리하게 해줘야 될듯 보이구요.
  • 파리13구 2013/01/25 13:45 #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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