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전에 대한 미국외교의 고민은?" 유럽외교사

"레닌과 스탈린 시대의 러시아와 서양"

[파리 강화 회의]
[러시아 혁명][러시아 내전]
[시베리아 개입]
[러시아 백군][콜차크]


러시아 내전에 대한 미국외교의 고민은?
-개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원래 연합국이 러시아혁명에 개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볼셰비키 타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부전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였다.

1918년 8월 15일, 미군 시베리아 원정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였다. 시베리아 주둔 미군 사령관은 그레이브스 소장 William S. Graves 이었다.


다른 원정 연합군 지도자들과는 달리, 그레이브스는 시베리아 주둔 미군의 임무가 미국인 재산 보호와 체코슬로바키아 외인부대를 러시아에서 철수시켜 서부전선으로 이동시키도록 지원하는 것이라 간주했고, 볼셰비키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그레이브스는 영국,프랑스,일본군 원정군 지휘관들과 자주 충돌했고, 그들은 미군이 시베리아 군사 개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시베리아 원정 연합군들간의 갈등은 1918년 11월 11일에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더욱 복잡해지게 되었다. 특히 시베리아의 러시아 백군 지도자 콜차크 Kolchak의 반-소련 내전을 연합군이 지원해야 되는가가 쟁점이 되었다. 1919년 5월 9일 파리 강화회의에서 미국의 윌슨이 러시아내전과 콜차크 관련 의제를 제기한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였다.


당시 시베리아에서 미군은 러시아 백군의 내전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고, 다른 연합군과 러시아 백군의 콜차크는 미군이 볼셰비키 타도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미군과 러시아 백군간의 갈등이 고조 중이었다.


윌슨의 관점에 따르면, 이같은 시베리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윌슨은 미군 시베리아 원정군에게 당장 콜차크를 지원하라고 지시하거나 아니면 즉시 철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콜차크를 거의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남은 대안으로 윌슨은 미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주장했다.


그렇다면, 윌슨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왜 미군은 약1년을 더 주둔할 수 밖에 없었고, 1920년 4월에 가서야 철수할 수 있었던 것일까?


조지 캐넌에 따르면, 이는 영국 로이드 조지의 만류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로이드 조지가 만류한 것은 연합군 정보 당국의 러시아 백군 콜차크 세력에 대한 오판의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내전에서 콜차크가 선전하고 있고, 공산주의자들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볼셰비키가 타도된 이후, 콜차크는 연합군을 위한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 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오판이었다. 1919년 5월이면, 콜차크의 춘계 대공세가 이미 2-3주전에 실패로 돌아간 시점이었다. 콜차크는 수세에 몰리게 되었고, 이렇게 앞으로 1년동안 지속될 후퇴 과정에서 콜차크는 정치적으로 육체적으로 파멸될 운명이었다.

그렇다면, 파리의 연합국 지도자들은 왜 이같은 현실을 알지 못했던 것일까? 조지 캐넌에 따르면, 이로부터 40년 후의 중국 국공내전에서 미국이 범할 실책을 이미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연합국이 관련 정보를 자신들이 승리를 원하는 편으로부터만 제공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합국은 당시 볼셰비키쪽의 정보원이 없었다. 만약 연합국이 다른 쪽 정보 출처를 가지고 있었다면, 연합국의 무모한 개입 연장으로 희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 캐넌의 해석이다. 연합국 정보는 러시아 내전 관련, 매우 저급하고 믿을 수 없는 정보에 의존해서 개입 문제를 결정했고, 그 대가가 매우 컸다는 것이다.


당시 윌슨은 콜차크의 활약상에 대해서 낙관적이지 않았고,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영국 로이드 조지의 만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시베리아 원정 미군의 주둔이 연장되었다는 것이다.




덧글

  • 검투사 2012/11/20 12:48 # 답글

    전간기에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가 쓴 <수수께끼의 조직 빅4>에서 한 등장인물이 "빅4"라는 조직에 대해 엘큘 포와로 영감에게 얘기하면서 "레닌과 트로츠키도 누군가의 하수인일 뿐이라는 얘기도 있잖습니까" 하고 말하던 게 생각나네요. -ㅅ-
  • 파리13구 2012/11/20 15:15 #

    알겠습니다.
  • 셔먼 2012/11/22 00:54 # 답글

    콜차크도 자신들의 대공세가 실패했다고는 동맹국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겠죠.;
  • 파리13구 2012/11/22 09:53 #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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