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스탈린의 天下兩分之計?" 유럽외교사

유젠 바르가 Eugen Varga는 헝가리 출신의 맑스주의 경제학자였다.


1946년, 바르가는 <제2차세계대전 말기의 자본주의의 경제적 전환 The Economic Transformation of Capitalism at the End of the Second World War>을 출간했고, 이 책에서 그는 자본주의 체제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것 보다는 더 본질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즉, 자본주의 체제는 점점 더 안정되고 있고, 자본주의 국가들 간의 전쟁도 더이상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만약 바르가가 옳았다면, 스탈린이 지난 1920년대 이래 추진해 온 전략- 자본주의 국가들이 서로 충돌하도록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더이상 상호 갈등하지 않는 자본주의 국가들은 사회주의 모국인 소련에 대항해서 힘을 뭉치게 되고, 이는 나토의 결성과 미국-일본 동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바르가의 이같은 진단을 무시할 수 없었던 스탈린은 1952년 10월, 소련외교 전략의 수정을 지시했다고 한다. 자본주의 국가들간의 내부 갈등이 그들을 충분히 약화시키기 전까지, 그들과의 충돌을 피하자는 주장이었다. 1939년 독소불가침 조약 체결을 도모했던 논리와 유사하게, 1952년의 스탈린은 자본주의 국가들간의 전쟁 가능성이 낮고, 자본주의 진영의 소련과의 전쟁 가능성이 높은 이상, 일단 후자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보자는 주장이었다. 이같은 논리에 따르자면, 자본주의 진영이 소련에 대한 적대를 위해 연대하는 만큼, 긴장완화로 연대의 틀을 우선 느슨하게 만들고, 외교압력을 통해 자본주의 국가들이 서로 대립하던 시절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스탈린이 1952년 3월 10일, 독일에 대한 평화비망록을 제안한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였다. 그는 독일에 관한 평화조약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모든 관련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회의 개최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자유선거를 기반으로 한, 통일된 중립국 독일이 탄생해야만 하고, 통일 독일은 자신의 군대를 보유해야만 하고, 모든 외국 군대는 1년안에 철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에 따르면, 스탈린의 이같은 긴장완화 제안은 두개의 영향권으로 구성된, 일종의 천하양분지계 天下兩分之計 였다고 한다 : 즉 한쪽에 미국이 주도하는 서유럽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소련이 주도하는 동유럽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통일되고, 무장한, 중립의 독일을 두자는 제안이었다. 이것은 냉전 최초로 ,소련측이 긴장완화를 위한 협상을 제안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같은 냉전 양대진영의 평화로운 공존만이 자본주의 국가들 내부의 분열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고 스탈린이 계산했던 것이다.


출처-키신저,외교, 494-498쪽  




덧글

  • 2012/02/20 12: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리13구 2012/02/20 13:52 #

    네, 양분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봅니다. 수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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