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간기 영국외교의 치명적 오판은?" (2) 유럽외교사

"전간기 영국외교의 치명적 오판은?"

키신저에 따르면, 베르사유 조약 이후, 전간기 영국외교의 오판은 다음과 같았다.


영국 외교정책은 프랑스가 너무 강해졌다는 잘못된 믿음에 기반하고 있었고, 영국과의 동맹은 프랑스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 계산했다는 것이다. 영국 지도자들은 사기가 저하된 프랑스가 잠재적으로 유럽의 지배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 간주하고, 이를 견제해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베르사유 조약에 대해 분개하고, 이를 수정하기를 원하는 독일과 화해해야만 한다고 보았다. 이같은 영국의 인식, 즉 프랑스가 군사적으로 지배적이고, 독일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인식은 단기적으로는 옳았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이것은 재앙에 다름아니었다. 이렇게 전후 영국 지도자들은 장기적인 위험을 간파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프랑스는 미국 상원이 베르사유 조약의 비준을 거부하자, 이를 보상하기 위해 영국과의 군사 동맹을 간절하게 원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고 간주되는 프랑스와의 군사 동맹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영국 지도자들은 프랑스가 역사적으로 다시한번 대륙의 패권을 노린다고 경계했다. 1924년, 영국 외무부는 프랑스의 라인란트 점령을 "중부 유럽 침투를 위한 도약"으로 간주했다. 심지어 한 영국외무부 비망록은 라인란트 점령을 벨기에에 대한 포위로, 벨기에 안보에 대한 간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했다. 영국 해군부도 프랑스의 라인란트 점령이 네덜란드와 벨기에 항구에 대한 통제권 장악을 의미하는 이상, 이것이 이후 프랑스와 있을지도 모르는 전쟁에서 영국 해군의 작전계획에 큰 차질을 준다고 간주했다.


이렇게 많은 영국 지도자들이 독일이 프랑스에 대한 균형을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기 시작했다. 가령, 독일 주재 영국 대사 다베논 D'Abernon 은 영국의 이해는 독일을 프랑스에 대한 균형추로 유지하는데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1923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 "독일이 응집력있는 전체인 이상, 대체로 유럽에 세력균형이 존재한다." 만약 독일이 독일연방식으로 해체된다면, 프랑스가 자신의 군대와 군사 동맹을 기초로, 유럽을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통제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것은 18세기 영국 외교가 직면해야만 했었던 시나리오와 유사했다. 즉 유럽 대륙의 패권을 노리는 프랑스와 세력균형을 위해 이를 저지하는 영국이라는 시나리오 말이다.


1920년대초 영국이 프랑스의 군사동맹 제안을 거절한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였다.


출처- 키신저, 외교, 250-253쪽


- 근대 영국 외교의 비극이란, 18,19세기 중반까지 프랑스를 견제하다가, 독일이 지나치게 성장하는 것을 방치했고, 19세기말 독일이 영국을 위협하자, 제1차세계대전에 가담했지만, 종전 직후, 독일이 너무 약해지자, 다시금 프랑스의 대륙 패권 장악을 경계하고, 독일에 대한 유화를 추진하다가, 히틀러의 독일과의 제2차 세계대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영국외교의 원칙은 대륙에서의 세력균형이었지만, 만약 세력균형이 힘의 역관계에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전간기 영국외교가 보여준, 세력 균형에 대한 오판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덧글

  • dunkbear 2012/02/13 11:52 # 답글

    20세기 초의 외교정책을 18-19세기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었군요...
  • 파리13구 2012/02/13 11:58 #

    네, 종전 직후 영국외교는 나폴레옹 전쟁 시절의 소 피트의 세력균형론으로 되돌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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