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히토와 인종문제... 유럽외교사

허버트 빅스의 <히로히토 평전>을 읽다가,

히로히토가 받은 인종문제 교육관련 내용이 있어, 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학생시절, 천황에게는 스기우라 시게타케 라는 윤리교사가 있었는데,

그는 다음과 같은 인종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기우라에 따르면, 전 세계의 일곱 인종 가운데, 두 인종 (코카서스 혹은 백인 그리고 몽골인 혹은 황인)만이 "세계에 유력한 국가를 이루고 진보할 문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15세기 후반 바스코 다 가마의 시대부터 제1차세계대전에 이르는 동안의 유럽인의 아시아 진출, 즉 서세동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요즘과 같은 최근 유럽인의 동진은 백인종이 황인종을 압도해버리고자 함이다. 시암(태국)같은 경우는 독립국이라는 간판은 내걸고 있으나 실질적인 힘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지나(중국)와 같은 대국이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내란이 계속되어 국가통일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도저히 백인세력과 팽팽히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일하게 극동에 자리한 우리 일본만이 서양인들의 동침 東侵 기세를 억누를 수 있다.

또한 미국인들도... 제국주의를 취하여 차츰 동양으로 세력을 뻗쳐 하와이와 필리핀을 손에 넣고, 중국과 만주에도 상권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 오늘날의 실상이다.
 
이렇게 보면 세계의 역사는 황색인과 백색인 양 인종간의 경쟁과 각축의 역사로다. 그들이 황화 黃禍 (황인종이 백인종에 주는 위협)를 외친다면, 우리는 백화 白禍 (백인종이 황인종에 주는 위협)를 개탄한다."



- 마르크스가 지금까지 인류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규정했다면, 히로히토의 윤리교사 스기우라는 서세동점의 역사를 백인종과 황인종간의 인종투쟁의 역사라 해석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제국주의의 태평양,중국 진출에 대한 경계는,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본과 미국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덧글

  • LVP 2011/09/09 09:11 # 답글

    저저.....저...저거저거 또 (인종+)문명충돌론!!!!!!
  • 파리13구 2011/09/09 09:12 #

    ^^
  • 까마귀옹 2011/09/09 10:51 # 답글

    근대이후 유럽인들이 가지고 있던 '백인의 의무' 따위에 '일본인'만 슬쩍 끼워 놓은 이론이군요 ㅡㅡ;;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근대화 사상이란게 '유럽 짝퉁 따라하기'에 지나지 않다더니, 이것까지 짝퉁으로 개조하는 건지 원....(백화를 개탄한다는 부분에선 '아 씨바 할말을 잊었습니다' )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여기에 혹해서 저 이론에 '한민족'이란 개념을 낑겨 넣은 것을 가진 자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있다는 것이죠.
  • 파리13구 2011/09/09 11:02 #

    동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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