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거부할 수 없는 계몽주의 유산은?" Le monde

 



계몽주의 철학 과 상식


-"상호존중을 위한 도덕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이탈리아 로마 -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기고문


에코의 <가재처럼 뒷걸음치다> 중에서 부분 번역한 것임.


20011


움베르토 에코



나는 오늘날 계몽정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왜냐하면, 백과전서파 이래, 많은 물들이 다리 밑으로 흘러갔고, [역자주-많은 세월이 흘렀고] 나는 과거에 디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가구장식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믿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계몽주의 지성의 필요충분조건은 비판에 순응하는 것이고, 모든 믿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절대적인 진리에 순응하는 것은,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것, 즉 내가 믿기에, 이러한 순응은 몇가지 조건들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그 순응이란, 헤겔식의 강력한 <이성>의 판단에 따르기 보다는, 인류의 <상식>에 따른 순응이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계몽주의의 본질적 유산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이성적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지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이상,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말하는 것에 동의해야만 하고, 왜냐하면, 철학적으로 봐도, 상식은 받아들여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훌륭한 계몽정신들이 최소한 인정해야만 하는, 초월적 윤리가 존재할까?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인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이를 위해서, 인간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다른 인간으로부터 이것을 빼앗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빼앗기 위해서, 가장 편리한 방법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일지도 모른다. 호모 호미니 루푸스[늑대 인간] 에게, 가장 힘있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법칙이 일반화될 수 없는 것은, 만약 내가 모든 사람들을 죽인다면, 나는 홀로 남기 때문이고,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담에게는 이브가 필요한 법이고, 이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만은 아니고, 이를 위해서는 염소 한마리면 족할 지도 모른다. ㅋㅋ.. 아담에게 이브가 필요한 것은 번식을 통해, 후손을 남기기 위해서 그렇다. 만약 아담이 이브를 죽이면, 카인과 아벨도 없을 것이고, 그는 고독한 동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인간은 온정 과 상호 존중을 가지고 협상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말하자면, 인간은 사회 계약에 순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예수가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하면 안좋은 것은,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고 가르쳤을 때, 이것은 정말 탁월한 계몽정신이었다. 예수가 이런 가르침을 전했을 때, 그의 가르침은 신앙이 아니라 상식에 따른 것이었다.


계몽정신은 우리가 도덕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고, 심지어 그 도덕이 매우 복잡하고, 심지어 영웅적일 지라도, 이 도덕은 모든 것에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기반한 것이어야 마땅한 것이다.



결국, 계몽정신은 인간이 다섯개의 근본적인 욕구들을 가진 존재라 본다 : 음식, 수면, 애정 (이 애정에는 성욕 뿐만 아니라, 한 가축과 유대를 맺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놀이 (그것을 해서, 만족을 얻는 어떤 것) 그리고 “왜”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 다섯개의 욕구는 뒤로갈수록 점점 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아이가 젖을 빨고, 자고, 놀이를 즐기고, 아빠 와 엄마를 알아볼 만큼 자라자 마자, 아이는 모든 것에 대해 왜냐고 물어보기 마련이다. 앞의 4가지 욕구들이 동물들도 가지는 것이라 한다면, 마지막 다섯번째 욕구는 인간만이 가지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언어>를 습득해야만 한다.


결국, <왜냐고 묻는 것>이 본질적이다. 왜 세상이 존재하는 것일까? 철학은 왜 <, 없음> 가 아니라 <존재>가 존재하는 지 자문한다. 하지만 철학은 보통 사람이 당연히 가지는 질문들, 즉 누가 세상을 만들었고, 창세 이전에 무엇이 존재했을까 라는 질문 이상의 것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이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신을 창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계몽정신은 인간이 신을 창조한 사실을 절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뿐만아니라, 계몽정신은 신전이 문화적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따라서 비판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 신전건축을 야기한 질문이란, 매우 자연적인 ,본질적인 의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최고의 주목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고, 가장 큰 존중을 받을만큼 고귀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오늘날 계몽정신의 유산으로 인정하는 것들이며, 절대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덧글

  • 인간은 2010/12/07 14:19 # 삭제 답글

    같은 것을 좋아하는 다른 인간으로부터 이것을 빼앗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가장 편리한 방법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일지도 모른다.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빼앗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 파리13구 2010/12/07 14:31 #

    네, 수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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