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관점에서 본 <1억 총참회>론? Le monde

[자료]한나 아렌트, 죄와 책임의 명확한 구별...


1945년 8월 28일, 미군 제1진이 상륙한던 그 날,

히가시쿠니노미야 당시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유명한 <일억 총참회>라는 말을 한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정부의 정책이 옳지 못했던 것도 물론 이유가 되겠지만,

그뿐 아니라, 국민이 도의에 어긋난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참에, 나는 군 관 민, 즉 국민 전체가 철저하게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억 총참회야 말로 국가 재건의 첫걸음이자 단결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바이다."


"오늘날 현실을 눈앞에 두고 눈을 감아 회피하거나

당면해 있는 일을 호도하여 스스로를 치하하는 일은 절대로 국가 운명을 바로 잡는 일이 아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절대적으로 천황에게 귀일하여 섬겨야 하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것이 신하된 도리다."



당시의 <일억 총참회론> 즉, 모든 일본 국민이 패전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한나 아렌트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고 본다.


즉, 한나 아렌트는 홀로코스트 문제에 대해,

독일국민의 <죄>와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하나의 민족으로 <독일인> 전체에게 죄가 있다는 생각에 분명히 반대한다.


한나 아렌트는 <집단의 책임>이란 논문에서 죄와 책임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한다.

그녀는 "우리 전부에게 죄가 있다"는 호소가..

현실에서는 실제로 죄를 지은 자를 무죄방면하는데 일조할 뿐이라 주장한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죄는 법적 개념이며,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과 관련된다."

반면, 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짊어져야 할,

정치적 의미에서의 집단적 "책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즉, 독일인이라는 집단 중에서 죄를 지은 개인은 있지만,

독일인 전체에게 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독일인 전체의 죄"라는 생각은 죄를 지은 개인을 은닉하는 효과를 가질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후 일본의 <일억 참회론>은

모두가 나빴으니, 서로 책망하는 것은 그만두자는 대충주의로 귀결되었고,

진정으로 <죄>와 이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저야 할 사람들에 대한 처벌 장애물로 기능했고,

이 발언 이후, 일본 국민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받아들여, 더 이상 전쟁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 한도 가즈토시의 지적이다.


엄밀히 보자면, 전후 일본의 <일억참회론>은

전쟁 범죄와 패망의 죄와 그에 따른 무거운 책임이 있는 자들을 위해서 유리하게 작용했던 논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모두가 잘못을 했으니, 모두가 참회해야 마땅하고, 따라서 특정인들에게 대한 책임 추궁은 무의미하다는 논리로 귀결되었다고

생각된다.


덧글

  • BeNihill 2010/11/11 15:06 # 답글

    이 문제에 대해서 딱 네글자로 정리하자면

    '물타기 즐'
  • 파리13구 2010/11/11 15:07 #

    ^ ^
  • ..... 2010/11/11 16:04 # 삭제 답글

    제가 할 말은
    '지랄 옆차기 하네' 입니다. -_-;

    이건 뭐 '장군의 전략적 판단이 잘못되었으니 말단 병사까지 참회해야 한다.'는 이야기.
  • 에드워디안 2010/11/11 17:20 # 답글

    문제는 대다수 일본인들이 저 발언에 동조했다는 것...

    역시 가깝고도 먼 나라가 일본입니다.-_-

    히가시쿠니노미야 친왕은 일찍이 프랑스에 유학한 경력이 있더군요. 같은 황족인 아사카노미야 친왕과 기타시라카와노미야 친왕도 히가시쿠니와 함께 파리에 체재했었는데, 기타시라카와의 경우 1923년에 노르망디로 여행을 가던 도중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고 합니다. 같이 동석하고 있던 아사카도 큰 부상을 당해 평생 발이 불편했다고 하죠. 그리고 이 아사카가 훗날 남경대학살의 원흉이 됩니다...

    원래 기타시라카와는 히가시쿠니와 함께 노르망디에 가려고 했으나, 히가시쿠니가 런던에 가는 바람에 대신 아사카가 같이 동행한 것이라고 하네요. 운이 좋았던 셈이지요...
  • 파리13구 2010/11/11 17:29 #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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