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정치적 올바름의 위선? Le monde

인텔리 계층의 미국인들은 어떤 형태로든 인종 차별과 관계 있는 말은 입에 담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유주의자일지라도 지리적으로는 아주 분명하게 차별적인 언급을 한다. 이건 무척 재미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112번지에서 북쪽으로 가면 안 돼요. 그 근처는 위험한 동네니까"라는 식의 말들을 거리낌없이 입에 올린다. 심지어 일부러 지도에 "여기서부터 북쪽으로는 가지 마시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는 가지 마시오"하고 표시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112번지로부터 북쪽의 위험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94퍼센트는 예를 들어 흑인일 경우가 있다. 그건 차를 타고 지나가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요컨대 "여기에서 더 북쪽으로 (예를 들어) 저소득층 흑인들이 살고 있어 마약에 관련된 살인 사건 등이 자주 일어나니까, 무엇보다도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라는 뜻인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니까 지리적인 표현으로 바꿔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다. 아주 태연하고 명쾌하게 그런 식으로 바꿔 표현하는 걸 보면, 나는 항상 '정말 그럴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 무라카미 하루키,『슬픈 외국어』중에서...




덧글

  • 소시민 2010/09/13 19:37 # 답글

    음 구체적인 범죄율 통계자료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파리13구 2010/09/15 08:12 #

    하루키가 작가이기 때문에, 엄밀함에 대해서는 눈감아 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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