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과 표절 사이에서... Le monde

<한겨레>의 최재봉의 한 기사를 보니,

독일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독일 문단이 열일곱 살짜리 소녀 작가의 데뷔작을 둘러싼 표절 논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헬레네 헤게만이라는 1992년생 작가의 소설 <아홀로틀 도마뱀 로드킬>(Axolotl Roadkill). 작가 자신을 연상시키는 열여섯 살짜리 소녀가 기성 세대에 대한 반항의 일환으로 섹스와 마약에 탐닉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1월 말 출간 이후 한 달여 만에 10만부 이상 팔리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한 블로거가 헤게만의 소설이 ‘아이렌’이라는 필명을 쓰는 다른 작가의 소설 <슈트로보>와 그의 블로그 글에서 여러 군데를 베껴 왔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표절은 단어와 구절 차원만이 아니라 때로는 한 페이지 전체를 가져다 쓰는 식으로 매우 과감하게 이루어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헤게만은 자신의 행위를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이라는 문학 용어로 정당화했다. 그는 “많은 예술가들이 이 기법을 사용한다”며 “다른 작가의 텍스트 일부를 내 작품에 유기적으로 포함시킴으로써 나는 그 작가와 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발표문을 통해 “독창적인 것이란 없다. 있다면 진정성뿐”이라는 말로 자신의 소설을 옹호했다.

아무튼, 헤게만은 "표절"도 하나의 소설 기법이라 주장하고,

독일 문학계에서 그녀의 주장을 수용하는 분위기라 한다.



- 이렇게 보면 이런 소설도 가능할 것 같다.

소설 일부가 아닌, 모든 문장을 다른 곳에서 자르기-복사를 해서,

100% 표절 소설을 만드는 것이고,

이 소설에서 작가 자신의 문장은 단 한문장도 있으면 안된다. ^ ^




덧글

  • 하얀앙마 2010/09/07 12:50 # 답글

    100% 표절 작품이 한국에도 있었습니다.
    여러 다른 소설의 구절들을 짜 맞춰서 하나의 소설을 만들어 한때 화제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페스티쉬'에 대해 배우면서 들은 말인데, 제목과 작가가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 파리13구 2010/09/07 12:51 #

    아.. 그랬군요..^ ^
  • 하얀앙마 2010/09/07 12:52 #

    찾아보니,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였던 것 같네요.
  • 파리13구 2010/09/07 12:54 #

    자기가 쓴 문장은 단 한문장도 없는 소설인가요? ^ ^
  • 하얀앙마 2010/09/07 12:59 #

    읽어보진 않았는데, 페스티쉬 배울 때,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다 써서 표절 논란이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글 하나도 안 넣으면서 제대로 된 문장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울 것 같네요.)
  • 파리13구 2010/09/07 13:05 #

    검색해 보니,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군요.. ^ ^

    (자기 문장은 단 한문장도 없이, 여기저기서 표절하면서, 플롯에는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면,

    아마도 그 작가의 머리가 터질 것이라 봅니다. ㅋㅋ)
  • 찬별 2010/09/07 13:01 # 답글

    이인화의 그 글 맞습니다. 화제도 되었고, 꽤 큰 논란이 되었었죠. 심지어는 (필명) 이인화는 본명(류철균)으로 자신의 소설을 옹호하는 평론을 쓰는, 지금 보면 그냥 찌질할 뿐이지만 당시만해도 꽤나 신선하게 찌질한 생쑈를 벌이기도 했었죠 -_-

    자신의 문장이 하나도 없는 수준은 아니고... 이책 저책에서 백여곳을 따왔다고 소설가가 직접 밝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걸 또 다 찾아낸 근성있는 평론가도 있었다는 듯) 이 때도 이인화측의 반박논리의 키워드는 <상호텍스트성>이었지요.

  • 파리13구 2010/09/07 13:07 #

    그랬군요..

    만약, 위의 글에서 지적한 100% 표절인데,

    자기 문장은 단 한문장도 없지만,

    일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존재한다면,

    그 문학성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 ^
  • 찬별 2010/09/07 14:47 #

    개인적으로는 완전 100% 표절로서 100조각 또는 200조각을 모아서 수미일관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면, 그건 일반 소설보다 더욱 훌륭한 창작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단순한 재능이나 감수성 이상의 문제인 것 같아요.

  • 파리13구 2010/09/07 14:48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 초록불 2010/09/07 13:45 # 답글

    사람들이 몰래 쉬쉬하지만 여러 책을 펴놓고 베껴서 소설을 만드는 짓거리는 과거에 횡행한 적이 있지요. 한 다섯 권 펴놓고 여기서 한 대목, 저기서 한 대목 베껴내는 거지요.
  • 파리13구 2010/09/07 13:46 #

    그렇군요...
  • dunkbear 2010/09/07 14:05 # 답글

    독일 문학계에서 그녀의 주장을 수용하는 분위기라 한다.

    -> 이게 더 충격적이네요. 근데 상호텍스트성을 주장하려면 인용한 출처를
    출판과 함께 밝히는 것이 원칙 아닐까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표절 밖에
    안될텐데 말이죠... ㅡ.ㅡ;;;

    참고로 (표절의 변명으로) '작가와의 대화' 운운하는 저런 사람에게는 추리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이 어떻게 에드가 앨런 포의 탐정 '뒤팽'이 나오는 소
    설의 플롯을 자신의 소설 '보헤미안 스켄들'에 착상했는지 알려주고 싶네요.

    진정한 다른 작가와의 대화는 함부로 가져다 베끼는 게 아니라 그 작가의 글
    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성의 폭을 넓혀서 창작으로 분출시키는 것이 올바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럴 재능도 없으면 조용히 때려치우고 딴 걸 하던가....
  • 파리13구 2010/09/07 14:09 #

    동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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