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가 "철수"를 말할때... Le monde



최근 아프가니스탄 관련 외신보도를 보면,

미국 버락 오바마 및 영국 데이비드 캐러먼 등 연합국 지도자들이

조속한 철수를 공약하고 있고,

이는 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누가 먼저 이 땅을 뜰 것인가 경쟁이라도 붙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서구 열강 지도자들의 "철수공약"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혹시 이들이, 과거 제국주의자들의 "철수" 수사학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의 아프간 정황과 관련해서 비교가능한 역사가 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영국의 이집트 점령이었다.  [1879-1952]


니알 퍼거슨의 <콜로서스>에 따르면,

당시 영국 제국주의자들의 철수 수사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19세기말 이집트를 점령한 영국은, 점령 직후부터 떠난다는 약속을 했다.

"케디브가 바란다면, 소규모의 영국군이 이집트에 남아, 현지 정부가 안정될 때까지만 치안을 담당할 수 있다"고

글래드스턴이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전기 작가에 따르면,

이 약속은 "이후 적어도 66번이나 거듭할, 영국이 일시적으로만 이집트에 주둔하리라는 약속을 처음

제시한 날이었다. 1883년 8월까지만, 글래드스턴이 이집트에서 물러나겠다고 이미 다섯 차례나 발언했다.


1922년에 그들은 공식적으로 이집트 독립을 선포하고,

1936년에는 군사 점령 종식을 밝혔다. 하지만 영국군은 실제로는 철군하지 않았다.

1954년 10월까지 수에즈 운하 지역이 영국군 8000명이 계속 남아있었던 것이다.


결국 영국은 이집트 침공 74년만인 1956년 6월이 되어서야 마침내 수도없이 반복한 바 있는

"떠난다"는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즉 영국은 이집트를 떠난다고 66번 약속하고

72년만에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런 영국의 이집트 점령 사례를 드면서,

역사가 니알 퍼거슨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한 나라를 수십 년 동안 지배하면서도,

점령할 의사가 추호도 없다고 계속 부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영국의 제국,제국주의 옹호 역사가인 니알 퍼거슨은

후배 미국 제국주의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영국이 이집트에서 그런 것처럼,

떠난다는 약속만 거듭하면서, 실제로는 떠나지 않고 장기간 머무를 수도 있다.

그러니, 아프가니스탄의 안보와 민주주의가 정착될 때까지

미국이 장기 주둔을 해야 한다면,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주둔 옹호 수사학은, 과거 영국 제국주의로부터 배우라는 것이다. ^ ^



참고로..

니알 퍼거슨의 <콜로서스> 책표지를 보면,

그가 폴 크루그먼 과 조지 프리드먼을 뛰어넘는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 라고 소개 되어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골적인 영국 제국주의 찬양서적을 읽고,

어느정도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한국독자는 없을 것이라 본다.

일본 사람이 식민지 옹호 및 제국주의 과거를 미화하면 "왜놈"취급 받지만,

니알 퍼거슨 같은 옥스퍼드 출신에 현재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인, 백인이 비슷한 것을 주장하면,

21세기 최고 경제학자인가?  ^ ^


덧글

  • dunkbear 2010/08/04 07:59 # 답글

    니알 퍼거슨의 지적은... 별로 공감이 안가네요. 이집트의 경우 수에즈 운하의
    이권 때문에 구라(?)를 수십년 치면서 눌러있었던 것이지 그런 것도 없었다면
    영국은 오래 전에 떠났을 것 같습니다.

    아프간의 경우... 영국이 얻기는커녕 경제불황으로 쪼그라든 예산에 아프간에
    주둔한 자국군의 지원 비용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시라
    도 빨리 철군하고 싶은게 영국 측의 심정이 아닌가 봅니다.

    다만 미국과 보조를 맞춰서 (라고 쓰지만 눈치를 본다고 읽는)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네덜란드처럼 바로 발을 빼지는 못하겠죠... 영국이 나일 퍼거슨 지적
    처럼 아프간에 더 머물겠다면 그들은 '제국시절' 당시 아프간에서 겪은 교훈에
    서 하나도 배운 게 없다는 사실만 상기시켜줄 것 같습니다... ㅡ.ㅡ;;;
  • 파리13구 2010/08/04 08:18 #

    이 덧글을 이오공감에 추천합니다. ^ ^
  • 노이에자이트 2010/08/04 17:05 # 삭제 답글

    퍼거슨과 크루그먼은 학문적인 라이벌이 아니라 거의 시장판 자리 다툼 하듯이 상호 인신공격을 해대더군요. 이번 10월에 서울에 두 양반이 와서 또 경기부양이냐 긴축재정이냐 문제로,학술토론을 빙자한 대판싸움을 하신다고 합니다.

    그리고...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이들이 퍼거슨의 미국역할론을 수용하는 분위기더군요.콜로서스의 번역자인 김일영 씨도 그런 인사들 중 하나죠. 김씨가 목숨이 다해가면서도 열성적으로 번역한 책이니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 파리13구 2010/08/05 14:41 #

    오.. 멋진 싸움이 기대가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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