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낙태,저출산을 바라보는 역사적 관점은? Le monde




최근에 한국의 인구문제와 관련한 몇 가지 뉴스를 보다 보면,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 여론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보이고,이런 추세대로면, 몇십년 후 한국에 인구학적 재앙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간간히 보인다.

 

이런 뉴스들 중 눈길을 끄는 것이,

현재 사회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낙태 금지,비난 분위기와 관련된 기사들이다.

 

의학계에는,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이 결성되어, 낙태반대 캠페인에 돌입했고,

전재희 보건부 장관 및 국회에서도, 낙태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 중이라 한다.

 

이런 최근의 한국 사회 분위기와 관련해서,

한번 비교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역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이다.

 

우선, 1차 세계대전이 유럽의 역사적 재앙이었다는 점은 주지하는 바 와 같다.

이 전쟁으로 8백만명이 넘는 남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에 6천 명 꼴로, 남자들이 죽어나갔던 것이다.

 

유럽전체적으로 출생률은 이미 전쟁 전부터, 하락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유럽 청년들의 대규모 손실은,

당시 정치인,지식인들에게 유럽의 어떤 인구학적 파멸까지도 예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영국의 <데일리 메일>의 한 보도를 보자.

점점 감소하는 아기들의 숫자, 갑작스런 출산율의 감소.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영국의 인구는 정체될 것

당시의 영국 인구 통계학자들은, 20세기 말이 되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인구가 1770만명이 불과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2004년의 영국 인구는 대략 6천만명이다.]

이런 우울한 전망은 프랑스 쪽에서 마찬가지로, 한 프랑스 인구학자는 프랑스  인구가 1980년이 되면, 2 9백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역시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2009년 현재, 6 2백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인구감소 압박에 직면해서, 당시 유럽의 각종 이데올로기에 속하는 지도자들은 출산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주장들을 개진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마치 데자뷔 현상처럼, 오늘날 의 신문속에서도 읽을 수 있는 주장들이다.

 

무솔리니 – “파시스트 여성들이여, 가정으로 돌아가서, 여성들에게 아이를 많이, 더 많이 낳으라고 말하라

프랑스 출산은 애국이다. 출산율이 높은 어머니들에게 프랑스 가족 메달을 수여함.

이렇게 전후 유럽 각국에서, 1차세계대전 동안 남성들이 전장에서 싸우는 사이, 후방에서 일을 한 여성들에게, 이제는 가정으로 돌아가서, 아이를 쑥쑥 낳는 산모가 되라고 강권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렇게 유럽 각국은 출산장려책과 동시에,

이 글의 주제인, 낙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유럽 가톨릭 국가들이 낙태를 반대한 것은 당연했고, 1936년에는 소련에서도 낙태가 금지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불법 낙태를 중형으로 다스렸고, 파시스트 공공안전법은 이탈리아 국민의 다산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국가적 범죄로 규정했다. 프랑스는 1920년 낙태를 불법화 했고, 영국의 1929년 유아보호법은 낙태를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전간기 유럽에서 이런 인구학적 정책들이 성과를 내었을까?

우선 낙태를 금지하는 법은 출산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낙태 시술을 더 음지로 몰아 넣었고, 수백만 명의 여성을 보다 위험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 국가에서는 피임도 금지했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들이 낙태에 보다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 했다고 한다.

 

역사가 마크 마조워는  전간기  유럽의 인구정책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전간기의 인구증가 장려책들은 실패한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실패 이유로는, 정부들이 돈을 쓰려고 하지 않고, 각종 돈이 안드는 편법에만 의존하려 들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애국적 출산 담론을 강조한다든지, 기념메달을 수여하거나, 낙태를 금지하는 것 그리고 각종 인구적 재앙을 경고하는 묵시록적 담론 등을 보면,

[기본적을  돈이 별로 안든다는 재정적 장점이 있다. ]

전간기 유럽의 출산장려책이 오늘날의 한국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1930년대에 실패한 것으로 판명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과감히 재정을 투자할 의지가 있는가의 문제인데,

현 이명박 정부가 역점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은 4대강 이지, 출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출산장려정책만 놓고 보면, 오늘날의 한국은 전간기 유럽과 매우 닮은 꼴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고,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정책이라면,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21세기 초 한국이 안고 있는 큰 사회문제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덧글

  • 自重自愛 2009/11/27 22:20 # 답글

    조속한 남북통일과 적극적인 이민유치가 해답이 될 수는 없을지.....?
  • 파리13구 2009/11/27 22:25 #

    네.. 이민도 해결책 중 하나지만,

    유럽 같은 사례를 보면, 이민자 출신의 국민통합이 쉬운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입니다.
  • Lena 2009/11/28 04:02 # 답글

    참 이상한게 뭐 건물하나 짓거나 공원을 조성할 때는 유럽을 잘도 모방하면서 이런 쪽으로는 연구가 안되는건지 궁금하네요. 실패했다는 사례를 조금만 찾아보면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는데도 결국 유럽의 30년대 시절의 "실패한" 정책과 유사한 정책을 펼친다는게 정말 이상하네요.
  • 파리13구 2009/11/28 09:26 #

    아마도, 돈이 아까운 모양입니다. ^ ^
  • 2009/11/28 11:18 # 삭제 답글

    가장 신기한 점은, 정작 출산모들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은 커녕, 예산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마워요 4대강?
  • 파리13구 2009/11/28 11: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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