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준이 기록한 19세기말의 파리 (1) La culture francaise


유길준의 <서유견문> 중에서...

파리

 

이 도시는 프랑스의 서울인데, 주민은 180만이나 된다. [2008년 현재, 파리시의 면적은 105.40km² , 그 인구는 2008년 현재 220만명이고, 인구밀도는 2007년 현재 20,348/km² 이다.] 위치는 센강 서쪽 기슭에 걸쳐 있는데, 33개의 철교와 돌다리가 가설 되어 있다. 시내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둘레가 70리 가까이 된다. 시내에는 누대와 시장이 바둑판처럼 즐비하고, 연못과 공원이 별자리처럼 흩어져 있는데, 도로의 청초함과 가옥의 화려함이 세계의 으뜸이다. 런던처럼 웅장하거나, 뉴욕처럼 부유한 도시도 파리에는 사흘 거리만큼 뒤떨어진다. 이제 그 까닭을 생각해보자. 런던이나 뉴욕은 땅속이나 공중으로 철도를 가설하였고, 공장이 혼잡하여 천둥소리가 밤낮없이 시끄럽게 울려 사람의 귀를 시끄럽게 한다. 또 선탄 연기가 해와 달을 가려 어둡게 하고, 비와 이슬도 이 때문에 검게 변해버려, 도시 모습이 비록 웅장하다고 하지만 지저분한 곳이 없지 않다. 그러나 파리는 그렇지 않다. 공장이 많기는 하지만 한쪽으로 몰려있고, 거리의 가게들도 깨끗한 광장에 잘 꾸며 놓았다. 시내 여러 곳에 쉴 곳을 마련해 놓았고, 아름다운 꽃과 기이한 나무들을 심어 놓았고,거리를 다니는 사람들도 우아한 풍채를 지녔다.

 

백 년 전 이 도시의 모습은 구역이 협소하여 집들이 낮고 작게 지었으며, 도로도 구불구불하여 사방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큰 나라의 위세를 나타내기에 적합하지 못했다. 나폴레옹 1 [1769-1821]가 만적의 위용을 과시하여 동서로 정벌하고 유럽 여러 나라들을 합병한 뒤에 그 재화를 거둬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와 보니, 파리의 규모가 천하를 압도하는 영웅의 눈에 차지 못하였다. 그래서 시내의 크고 작은 옛날 건물들을 한꺼번에 허물어 버리고는, 튈르리 궁에서 북쪽 교외에 이르기까지 10여리에 걸친 지역을 고쳐 지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사방에 큰길 12개를 개통하고, 주택과 도로의 규모가 웅장하고 화려하면서도 청신한 풍운을 아울러 지니게 하여 전 세계에 견줄 곳이 없는 파리를 만들었다. 큰길 양옆에 줄지어 선 나무들은 무성한 그늘을 드리우고, 남녀 시민들이 타고 다니는 마차들이 밤낮 이어졌으며, 시장에는 물건들이 구름처럼 쌓이고 산처럼 쌓여서 번성한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파리는 옛날 로마제국의 대장 시저가 정복한 지방인데, 그때 이곳에 성곽을 쌓았다. 그 뒤 차례로 증축하면서 어느새 대도시가 되었는데, 나폴레옹의 공으로 더욱 장대한 도시가 되었다. 서양 여러 나라의 사물이 거의 파리의 제도를 본뜨기 때문에, 음식도 새로 나온 것은 파리의 시체 時體라고 하며, 의복도 새로운 모양으로 만든 것 역시 파리의 시체라고 한다. 장난감이나 오락물 같은 각종 물건 까지도 모두 파리의 시체를 좋아한다. 따라서 프랑스 사람들이 자랑하며 말하길, “파리는 천하 만국의 수도 가운데, 수도다!”라고 하니,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심성과 자만하는 의기가 아주 심하다.

 

2. 상림원은 그 이름을 팔레 로얄이라고 한다. 화려한 모습과 그 장려한 구조를 붓으로 다 형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두기로 하겠다. 그 아래에는 시장이 있어서 진기하고 이상한 물건과 풍류스럽고 사치스러운 여러 물건들을 팔고 있다. 시내의 옛시가지는 규모가 좁지만 유리 지붕으로 모든 거리를 덮고 있어, 햇빛이나 달빛은 비치면서도 비바람은 가려준다.그래서 사람들이 오가고 물건을 사고팔기에 아주 편리하다고 한다.


팔레 로얄의 이미지들..


 
- 논평

이 글에서 유길준을 런던,뉴욕과 비교해서,

파리가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받았다고 저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나폴레옹 1세의 치적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파리를 방문한 것은 19세기말이고,

이 당시는 이미 프랑스 제2제정 루이 나폴레옹의 치세의

오스망 남작에 의한 파리 정비 계획이 이미 완료된 단계다.

특히나 개선문 주위의 대로를 정비한 것은 오스망 시절이다.

따라서 유길준은 루이 나폴레옹(나폴레옹 3세)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ㅋㅋ..

(당시에 프랑스사에 정통한 사람이 몇명이나 있었을까?

그의 탓이 아니다..ㅋㅋ..)


아마도, 파리 도심만 놓고 보면,

유길준이 본 파리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파리와 매우 유사했을 것이다.

오늘날의 파리는 오스망이 정비한 파리고,

유길준이 본 파리는 바로 이 오스망의 파리였기 때문이다.


당시, 파리가 깨끗했던 이유도,

오스망 시절에 도심에 있는 오염 시설등을 교외지역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혐오시설,빈민가 정비 등은 오스망의 도시정책의 일환이었다.


오늘날에도 처음 파리를 방문하면, 놀라게 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당시 유길준은 정말 개안의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19세기말 파리는 그야말로 세계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


아케이드 도 많이 칭찬하고 있다.




덧글

  • 천지화랑 2009/05/05 14:21 # 답글

    이 양반 혹시 한성정비의 꿈은 꾸지 않았을라나요? -ㅁ-;;
  • 파리13구 2009/05/05 14:40 #

    ^ ^
  • 解明 2009/05/05 17:25 #

    유길준은 어떤지 몰라도 다른 개화파 지식인들은 도로 정비와 도시 위생 엄청 강조하죠.
  • 파리13구 2009/05/05 17:46 #

    네.. 알겠습니다.
  • 松下吹笙 2009/05/05 18:23 # 답글

    로마제국의 대장 시저가 -> 대장 시저라 ㅎㅎㅎ 잼있네요 ㅋ
  • 파리13구 2009/05/05 18:36 #

    ^^
  • 뽀도르 2009/05/07 15:37 #

    대장군을 말하나보네요. 대장군이 최고위 무관이었으니 그리 부를 만도 하겠네요.
  • 파리13구 2009/05/07 16:05 #

    그렇네요..^ ^
  • 들꽃향기 2009/05/05 18:48 # 답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심성과 자만하는 의기가 아주 심하다."는 예나 지금이나..-_-;
  • 파리13구 2009/05/05 18:51 #

    자존심은 지금도 최고죠!! ㅋㅋ
  • 네비아찌 2009/05/06 09:40 # 답글

    '상림원'이라는 표현도 재밌네요.^^
  • 파리13구 2009/05/06 10:10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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