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전도자와 대화하는 방법... 나의 즐거운 일기

바야흐로 화창한 봄이다.

따스한 햇살이긴 하지만, 물론 가을의 그것만은 못할 것이다.

옛말에, 봄볕은 딸이 아니라, 며느리한테 쏘게 하라는 말처럼 말이다.


이런 날 밖에서 담배한대 피고 있으면,

꼭 손에 선전지를 쥐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에도 그랬다.

머리에 붉은 물이 잔뜩 든 친구들이,

어제 읽은 사적 유물론에 관한 다분히 교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을 읽은 다음 날에도...]

꼭 기독교 동아리 친구들이 다가와 건네는 말은 , "교회에 다니십니까?"하는 

일성 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변화에 대한 열정으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 떠벌리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말을 쏘아붙이며

몇시간이고 귀먹어리들간의 대화를 이어가곤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이지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상태로,

교회를 다니는 신자라고 대답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 보기도 했다.

아버니는 교회의 장로, 어머닌 집사, 할머니는 권사, 작은아버지는

목사신 정통 기독교 집안이니, (증조 할아버기 께서는 신유 대학해때

김대건 선생님 옆에서 순교하셨다는 이야기는 피했다. -소설이다! ^ ^-

그러면 어떻게 개종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이 예상되기에..ㅋㅋ)

좀 일광욕의 재미를 망치지 말고,, 다른 길잃은 영혼들 구제에나 힘쓰시라고.. ㅋㅋ..


아뿔싸,

이렇게 대답하면 포기하리라 생각한 것이 순진항 발상이었다.

신자인 만큼, 꼭 자기네 동아리 모임에 참석하라는 제안이 이어진 것이다. ㅋㅋㅋ..


휴우..

기독교인의 믿음대로 내가 신을 믿지 않아,

지옥에 간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좋은 날 , 나의 다분히 디오게네스적 즐거움을 방해하는 행동은,

종교의 자유라는 공화국 헌법원리를 뒤흔드는,

위헌소지가 많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에게 지옥이란,

따스한 봄날에 일광욕을 방해하는 것이다. ㅋㅋㅋ..

(신이여, 이런 나를 부디 용서하소서!) 

만약 이것을 방해받지만 않는다면,

정말이지 이 세계에는 이런 즐거움들을 미리 예비하신, 그것도 무료로!!,

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신학적 체험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ㅋㅋㅋ..

(그 옛날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덧글

  • 카구츠치 2009/04/06 14:20 # 답글

    아~ 그런 사람들은 그냥 옛날 마녀사냥처럼 불에 던져놓고 살아 나오면 주님의 가호를 받는 사람, 못 나오면 마귀 그러고 싶습니다. 정말로.
  • 파리13구 2009/04/06 14:25 #

    ㅋㅋ..
  • 萬古獨龍 2009/04/06 14:35 # 답글

    전 이미 지옥행 열차표를 예매해놔서리..(먼산)

  • 파리13구 2009/04/06 14:45 #

    ^ ^
  • ghistory 2009/04/06 19:56 # 답글

    포에르바흐→포이어바흐.

    프렌치스코→프란치스코.
  • 파리13구 2009/04/06 20:04 #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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